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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한다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4.12.2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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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선언문’, 이 선언문은 통합진보당 해체와 몰려드는 공안정국을 우려한 시민사회 각계 인사들의 호소문이다.

또한, 이 호소문은 정권 뿐만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우리사회 각분야에서 노골화 되어 가고 있는 반민주적 행태들에 대한 심각한 우려 속에서 정치권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으로 모두 105명이 서명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합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은 절망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생명을 304명이나 차디 찬 바다에 수장시키고도 정권은 조금도 반성과 변화가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4.16 이전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경제는 사실상의 공황 상태이고 전세 총액 908조원을 포함한 실질적인 가계부채는 2,000조원, 국가 채무와 공기업 부채를 합한 공공부문의 부채는 1,000조원에 달합니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와 고용불안으로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으며, 자영업자들의 절반이 매월 100만원의 수입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반의 청년들이 직업 없이 미래와 희망을 상실한 채 거리를 떠돌고, 농민들은 연이은 FTA로 농사를 포기할 지경에 있습니다. 반면,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5.5%를 차지하여 불평등은 더욱 심화하는데도 정권은 오히려 역진율을 높이는 조세정책을 밀어붙여 사회안전망과 복지시스템을 파탄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입시 기계 내지 괴물로 변하고 교실은 폭력과 자살 충동의 장으로 바뀌었으며, 대학은 진정한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에서 기업연수원로 전락하였습니다. 동아시아에서 패권 경쟁의 파고는 높아만 가는데, 현 정권은 국방주권을 미국에 내준 채 오히려 위기와 갈등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공동체적 유대와 인간성을 상실하고서 서로 탐욕을 키우고 과로에 시달리면서 생존과 안전의 위기에 놓이고, 그 중 상당수는 세 모녀처럼, 쌍용자동차 노동자처럼 죽어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자본과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고 대통령의 명령만 일사분란하게 따르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으며, 야당은 분열과 무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때 집권세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신자유주의체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원죄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여당의 독주를 막고 국민의 생존권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이미 상실했습니다. 전세계 민주주의와 정당 역사에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합의를 아무런 조건 없이 수용한 야당이 있습니까. 명백한 선거부정에 이어 국방 주권 포기, 언론 통제, 수조 원 단위의 비리 등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독재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해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인양 수수방관하여 대다수 국민들이 등을 돌린 지 오래입니다. 분산되고 분열된 진보 정당 또한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권력과 자본만 탓할 일이 아닙니다. 언론은 스스로 권력이 되어 정치권력과 금력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랩니다. 시민사회와 지식인 집단은 패배의식과 무기력증에 빠져 있습니다. 노동자‧민중운동은 가혹한 탄압 앞에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자살이 일상화하고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또 다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날지 몰라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런 민생과 국정의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치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정치 주체들이 구태를 벗어던지고 21세기에 부합하는 패러다임에 따라 새로운 정치를 펼쳐야 합니다. 이제 한국 사회는 이익과 효율보다 생명과 인간의 가치, 사람 사이의 공존공생과 연대를 더 소중히 여기는 사회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윤과 탐욕에 사로잡혀 인간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정의와 평화를 지향하고 생명을 중시하는 평화생태복지국가,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없이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그들의 의사와 이해관계를 진정으로 대변하는 정치 체제, 아래로부터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여 모든 분야에서 독점을 깨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참여 민주제, 세계를 올바로 이해하고 부조리에 저항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고 협력하는 교육,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건설해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세력 없이는 정권교체도 없으며, 안전한 대한민국과 서민의 행복도 불가능합니다. 제2세월호 참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와 서민 가장들이 연쇄 자살하는 것을 막고 그들에게 가능한 꿈을 펼쳐주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박근혜 정권의 권위적인 통치를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절절함으로 우리는 뜻있는 모든 정치인에게 호소하고 촉구합니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의 미래를 되찾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당적, 계파와 소속을 넘어 연대하고 단결하여, ‘평화생태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새롭고 제대로 된 정치세력의 건설에 함께 앞장섭시다.


2014년 12월 24일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약칭, 국민모임)

* 국민선언 명단(총105인)

1. 종교계(22)

김민웅(목사), 김영철(목사), 김창규(목사), 김홍술(목사), 나핵집(목사), 박경준(정의평화불교연대), 박병기(정의평화불교연대), 방인성(목사), 서동석(민불동지회 대표), 서일웅(목사), 서재영(불광연구소 책임연구원), 안성용(기독교 평신도시국대책위 집행위원장), 윤인중(목사), 이남재(전 민불동지회 사무총장), 이윤상(목사), 정진우(목사), 정태효(목사), 조언정(목사), 조헌정(목사), 명진(스님), 지홍(스님), 최헌국(세월호 국민대책위 공동운영위원장)

2. 문화예술(20)

공선옥(소설가), 김동원(다큐감독), 김민정(연극인), 김신(만화가), 김혜준(문화기획자), 백승우(영화감독), 서해성(작가), 신학철(화가), 양기환(영화제작), 원수연(만화가), 이시백(소설가), 이준동(영화제작), 이충렬(영화감독), 이호성(연극배우), 장경호(화가), 장순향(춤), 장용철(연극배우), 정지영(영화감독), 한현근(시나리오 작가), 홍성원(미디어연구)

3. 노동(3)

김영훈(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수호(전 민주노총 위원장), 임성규(전 민주노총 위원장)

4. 학계(32)

강내희(중앙대 교수), 곽노완(서울시립대 교수), 김규종(경북대 교수), 김상기(전 경북대 교수), 김성희(고려대 교수), 김세균(전 서울대 교수), 김승석(울산대 교수), 노중기(한신대 교수), 민찬홍(한양대 교수), 박동혁(동서대 교수), 서영표(제주대 교수), 서창원(충남대), 서창호(전 목포대 교수), 손호철(서강대 교수), 송주명(한신대 교수), 신승환(카톨릭대 교수), 정승욱(강원대 교수), 우희종(서울대 교수), 윤성호(한양대 교수), 윤영민(한양대 교수), 이도흠(한양대 교수), 이민환(전 부산대 교수), 이성백(서울시립대 교수), 이종구(성공회대 교수), 이해영(한신대 교수), 장임원(전 중앙대 교수), 조돈문(카톨릭대 교수), 조원희(국민대 교수), 최갑수(서울대 교수), 최영찬(서울대 교수),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홍기돈(가톨릭대 교수)

5. 언론(11)

고승우(민언런 이사장), 김영호(전 언론연대 공동대표), 김형배(전 한겨레 신문 논설위원), 박래부(전 언론재단 이사장), 신학림(미디어오늘 대표), 엄주웅(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이요상(전 언소주 사무총장),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 정남기(전 언론재단 이사장), 현상윤(새언론포럼 대표), 현이섭(전 미디어오늘 대표)

6. 시민사회(7)

김병수(사회적기업), 박래군(인권중심사람 소장), 윤원일(안중근기념사업회 부회장), 이현배(전 민청학련 공동대표), 정승일(사민저널 편집기획위원장), 남희섭(한미fta 저지 범국본 정책위원장), 최순영(김경숙추모사업회 대표)

7. 교육계(2)

박범이(참교육학부모회 대표), 이부영(전 전교조 위원장),

8. 빈민/농민/생협/장애인/의료보건(3)

양연수(전 전국빈민연합 의장), 양길승(녹색병원장), 조덕휘(전국빈민연합 의장)


9. 법조계(5)

김행선(국제변호사), 안재석(변호사), 이성재(변호사), 이인람(변호사), 조영선(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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