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5:41 (목)
시류(時流)
시류(時流)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09.24 09:4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사회의 시류는 대세안정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세상(世上)은 늘 끝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에는 딱 꼬집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어서 앞서 말한 변화를 항시 주도한다. 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시류(時流)다. 이런 의미에서 시류란 그 자체에 곧 시대의 경향(Trend), 즉 시대정신, 풍조 등의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시류에 대한 이런 해석은 다분히 소극적이다. 시류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시류란 곧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힘이다. 현실에서, 시류(時流)의 형성이 매우 소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우리가 느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일단 시류가 형성되면 이는 이내 대세로 자리매김 되어 고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내 변화에 또 다른 변화를 추동하는 원류로서의 힘으로 작용한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시류라는 말은 유행리라는 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유행은 시류의 곁가지로서 잠시 출현했다가 이내 소멸하고 만다. 비단 유행이라 해서 그 생명력이 항시 짧은 것만은 아니다. 어떤 유행은 상당기간 지속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유행은 앞서 말한 지속성 보다는 오히려 반복의 경향을 갖는다. 그렇지만 유행은 반드시 종착점 있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시류는 절대 되풀이 되는 법이 없다.

이처럼 시류란 마치 인간의 육체와 같다. 인간의 육체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듯, 시류 또한 비록 점진적이지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인간의 육체는 소멸을 향해 점진적 변화를 거듭하지만, 시류란 반드시 영속하기 위한 변화, 곧 진화를 거듭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같은 시류는 해당시대의 사회상을 대변한다.

앞서 제기한 차이를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육체는 급격한 변화를 추동하지 못한다. 물론 인간의 육체는 각종 사고라든가 기타 질병에 의해 격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다. 이에 비해 시류란 그 자체 의지에 의해 때로는 격변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에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이 혼돈(混沌)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둘 점이 있다. 우리는 흔히 혼돈(混沌)을 무질서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혼돈(混沌)은 복잡계, 즉 여러 현상이 겹쳐 (우리들 눈에) 혼란스러워 보일 뿐이지 실상은 분명한 질서 속에 있다. 혼돈을 현상 별로 세분하는 등 하나하나 분석하면 현상별 원류가 반드시 존재하며, 이들 개별현상 역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이들이 뒤섞어 놓은 상태, 곧 혼돈 그 자체로서도 (새로운) 의미를 발휘한다.

어쩌면 혼돈은 바로 비빔밥과도 같다. 비빔밥은 모든 것이 뒤섞여 새로운 밥맛을 내지만, 뒤 섞이기 전의 상태가 있듯이 비빔밥이 된 이후에도 과거의 속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며, 비록 힘든 작업이지만 원래 질서를 반드시 회복하려든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비빔밥이 화학적 결합의 상태가 아니듯이 혼돈 또한 화학적 결합의 상태가 아니다.

이렇게 보면 사회적 혼돈 역시 여러 사회현상이 겹쳐 나타나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으로서 사회가 진화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이는 곧 사회가 혼돈 속에서 진보든 성장이든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보면 사회적 혼돈은 여러 사회적 욕구가 중첩될 때 나타나며, 이로써 혼란, 즉 무질서해 보인다. 한편 이 같은 사회적 혼돈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바로 시류다. 사회는 앞서 말한 혼돈 속에서도 항시 시류, 즉 시대정신 혹은 시대풍조를 배태한다. 폭풍 후 고요함이 더 돋보이듯 사회적 혼돈 기가 지나면 더욱더 강렬한 사회적 안정기가 도래한다.

이명박 정부 집권초기 우리사회는 바야흐로 격렬한 혼돈 속에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집권 중반기로 들어선 지금, 사회적 혼돈이 점차 걷히고 있고, 사회적 안정에 대한 국민적 욕구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이로써 이미 우리사회의 시류는 사회적 안정이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 동안 무너졌던 국민의 대정부 신뢰 또한 회복기를 맞고 있다. 이제 그 동안 꼬여 움직이지 않던 북한 핵 문제를 포한한 남북 한 간의 문제 또한 엉킨 실타래 풀리듯 풀리게 될 것이다. 이제 더는 북한이 ‘통미봉남’에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통미통남’에도 또한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 최근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외교협회 오찬 강연에서 소위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일괄타결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은 유엔 기후변화 정상 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하기 까지 했다. 이로써 한국정부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근원적 처방까지 제시한 셈이다. 이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선택은 주변6자, 특히 북한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게 되었다.

아무튼 지금 우리사회의 시류(時流)는 '대세안정'이다. 이제 우리는 경제 살리기와 국민 대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극복하고, 대세안정을 달성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제 우리는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를 각자가 결정해야 한다. 이 같은 결정을 토대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며, 이를 집약해 헌법 개정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이상적으로 구현해 나가야 한다. 이것은 분명 정부의 몫이 아니라 국민의 몫이다.

시류를 옳게 읽는 것, 그리고 시류를 옳게 이해하는 것, 그리고 시류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로 대세인 사회적 안정을 달성하는 첩경이다.

2009.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bjinrssz@gmail.com 2013-08-06 11:23:35
I think this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info for me. And i'm glad reading your article. But should remark on some general things, The site style is wonderful, the articles is really nice : D. Good job,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