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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0.04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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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한국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60년대 초로부터 시작된 경제부흥 프로그램(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 운동 등)서부터 90년 대 말 발생한 외환위기를 단기간 내에 극복한 한국경제의 저력, 그리고 지난 해 말 본격화 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정부의 능력 또한 저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도대체 무엇이 한국을 이처럼 세계의 모범으로 이끄는 것일까? 누가 뭐래도 그 추동력은 ‘국민의 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90년 대 말 한국사회의 위기를 촉발한 외환위기는 WTO 체제로 대변되는 세계경제 질서 재편 과정, 즉 80년대에 시발되어 90년대에 본격화된 '세계화'라는 큰 물결에 제도적 정신적 준비 없이 한국이 휩쓸렸기 때문에 발생했다.

사실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은 이 때까지만 해도 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폐쇄적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제도에 대한 개혁과 함께 국민정신 또한 개조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일이 어디 그리 쉬운가? 다들 입으로는 세계화를 외쳤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했다. 만일 우리가 문을 열어 저들이 또 다시 몰려든 날이면, 우린 또 다시 일제강점기와 같은 참담한 역사의 전철을 또 다시 되밟을 수도 있다며, 우리 모두 그 점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의 생각을 바꾸게 한 것이 바로 이 시기에 등장한 신문화, 즉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세계 및 세계인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아울러 이 시기 세계를 여행한 내국인들의 서적들이 본격 출간되기 시작했는데, 인터넷과 함께 이 또한 우리들로 하여금 세계사의 큰 흐름에 적극 편승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 당시 가장 유명했던 서적이 바로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 나라’라는 책이다. 이 외에도 외국을 알리는 가이드북들이 많이 출시되었으며, 소위 배낭여행 역시 우리에게는 생소한 것이었지만 이 시기 비로소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한편 일찍이 우리 역사 속에 이런 물결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동안 그 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 국민 모두 정말 어리석었던 셈이다. 아마 6세기 초엽 인도를 여행했던 신라의 고승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 나온 지로부터 무려 14세기가 지나서 우리는 비로소 그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셈이다.

이는 또한 우리 민족이 그 동안 얼마나 폐쇄적으로 살아왔는지를 대변한다고 하겠다. 사실 미국은 1830년 대 초부터 끈질기게 조선에게 통상조약의 체결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조선은 미국의 그 같은 요구를 끝내 수용하지 않고 있다가 1866년 발생한 제너널셔먼호 사건이 전기가 되어 발생한 신미양요(1871년)를 거처 그로부터 11년 뒤인 1882년 11월에 가서야 비로소 조미통상수호조약을 체결한다. 이 때 만이라도 그것을 옳게 이해하여 당시 세계화의 물결에 조선이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면, 이후 조선의 역사는 새롭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의 선조들은 위정척사 운동을 전개 해 조선으로 하여금 끝내 당시 본격화 된 새로운 세계화의 물결에 편승되는 것을 막아섰다. 지금 돌아보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까지 조선, 곧 한반도는 그야 말로 오랜 기간 동안 굴욕의 역사를 견뎌야만 했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 즉 분단국으로 남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한국은 1948년 8월, 비록 반쪽이지만 대한민국정부를 수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지금은 세계가 한국의 발전상을 기적이라며, 다들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60년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세계를 압도할 만큼 기적적인 발전을 구가했다. 그리고 그 같은 발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발전은 한국 및 한국인의 세계사 흐름에 대한 이해가 그 만큼 옳고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세계를 압도하고 있는 ‘한류열풍’ 역시 현재의 우리가 얼마나 세계사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가는가를 보여주는 실질적인 예이다. 지금 내가 여기서 말하는 ‘한류열풍’이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세계 곧 세계사의 흐름에 미치는 큰 영향력을 말한다. 즉 단순히 배용준이라는 한 배우가 일본 여성 팬을 많아 확보하고 있다거나 동방신기의 노래가 중국인들로부터, 그리고 우리의 드라마가 태국, 필리핀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좁은 의미가 아니다. 물론 그들이 한류열품을 짓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즉 그들의 활약상은 분명 한류열풍을 짓는 중요한 계기기가 되고 있다.

지금 세계는 한국의 그 모든 것을 배우고자 한다. 바로 이 것이 한류열풍의 근원이다. 최근 세계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각종 가전제품을 포함하는 각종 한국의 공산품뿐만 아니라 한국의 음식문화 전반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통주인 막걸리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고, 전주비빔밥을 비롯해 불고기 등은 일찍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김치 또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아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 대한 세계의 동경이 짓는 일이다.

이처럼 한국문화 전반이 세계인들 속에 새롭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점이 바로 한국 및 한국인의 세계적 위상을 말해준다. 이 덕을 가장 크게 본 이가 바로 지난 정부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현 이명박 대통령이다. 국내에서는 두 전 현직 대통령 모두 그리 환대받지 못했지만 외국에서는 크게 환영받고 있다. 아마 두 대통령 모두 해외 순방 길에서 한국 및 한국인의 세계적 위상을 실감하고, 놀라워했을 터이다. 이제 한국의 대통령은 어느 나라를 방문하던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주 깍듯한 예우와 함께 늘 국빈 대접을 받는다. 앞서 말한 대로 그 기에는 분명 한국 및 한국인의 세계적 위상이 뒷받침 되어있다.

다만 한 가지 이 같은 한국 및 한국인의 세계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내 현실 정치 및 이를 이끄는 현실 정치인들의 활동상은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한국정치의 총체적 발전상 즉 민주화 정도 및 인권 상황의 개선 정도 등에 대해서는 세계인이 분명히 부러워한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정치를 주도하는 국회는 도무지 무슨 난장판도 아니고 걸핏하면 삿대질도 모자라 몸싸움 즉 ‘쌈박 질’이다. 국가와 국민은 세계 속에 우뚝 서서 세계와 세계인으로부터 동경의 대상이지만 한국국회는 저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마 이는 제도미흡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거나 그도 아니면 정치권력이 짓는 폐단 때문일 것이다. 이 또한 즉시 개선되어 세계 및 세계인의 한국을 향한 동경의 눈짓이 더 크고 넓어졌으면 한다.

지금 세계는 한국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한국이 세계사의 신 중심 국가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사의 신 흐름을 이끄는 주도자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이 흐름을 지속시키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2009.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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