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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심위 “기재부 연말정산 연구용역보고서 비공개결정 잘못”…납세자연맹 손 들어줘
행심위 “기재부 연말정산 연구용역보고서 비공개결정 잘못”…납세자연맹 손 들어줘
  • 조규상 기자
  • 승인 2015.07.29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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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조규상기자]“근로소득자들의 연말정산 공제방식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연구용역보고서(정확한 명칭은 <소득세 공제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청을 거부했던 정부 부처에 대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정부 부처들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숨기는 관행에 대한 당연한 경종이지만, 정보공개를 강제하거나 법 위반을 처벌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29일 “기획재정부가 2013년 연말정산 세액공제전환 입법에 앞서 한국재정학회에 의뢰해 얻은 연구용역 결과인 <소득세 공제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공개하라는 납세자연맹의 요청을 거부, 연맹의 행정심판을 청구에 대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 7월14일 인용 결정(정보공개 거부 취소)을 내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지난 3월2일 연말정산파동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2013년 10월 한국재정학회에 의뢰해 실시한 연말정산 연구용역 자료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했다. 기재부는 그러나 “해당 자료는 정부정책 수립에 내부적으로 참고하기 위한 비공개용역이므로 정보공개를 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이에 납세자연맹은 4월2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재결을 구하는 행정심판청구를 제기, 이번 인용결정을 얻어낸 것이다.

중앙행심위는 재결 결정문에서 “(연구용역보고서를 공개한다고 해서) 피청구인의 조세행정업부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국민의 일원인 청구인으로서는 전환된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할 수 있고, 향후 조세지원정책결정과 관련한 여론 형성의 토대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정보의 비공개로 인한 이익보다 공개를 구할 청구인의 알권리 및 공개의 이익이 더 크다고 할 것”이라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중앙행심위는 또 “(납세자연맹이 요청한 정보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5호에서 말하는 ‘의사결정이나 내부검토과정에 준하는 사항’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납세자연맹이 정보공개 법제 총괄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행 정보공개청구 법제에는 기획재정부처럼 법상 당연히 공개해야 할 정보를 최대한 늑장을 부리다가 마지못해 공개하는 행위를 막을 길이 없다.

실제 기재부는 큰 폭의 세제개편으로 여론이 매우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행정심판에서 패소한 뒤 마지못해 정보를 공개했다. 정보공개 대상기관이 이처럼 당연히 공개해야하는 정보도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소송 등에서 패소한 뒤에야 공개하는 관행은 불리한 여론의 관심을 벗어나 공개하는 것이 담당공무원입장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며, 이런 경우 처벌규정이나 인사 상 불이익도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존재하는 정보를 ‘없다’면서 비공개하는 경우 현행 정보공개법에 따라 처벌이나 인사 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 행정심판이나 소송에서 패소한 뒤에야 정보공개를 할 경우에도 같은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법제화 돼야 한다”면서 “이런 법제화 없이는 대통령의 핵심공약 중 하나였던 ‘정부3.0’은 용두사미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납세자연맹은 지난 2011년에도 국세청을 상대로 정보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행정심판청구를 통해 중앙행심위의 인용 결정을 얻어냈다. 국세청이 <국세청 조직진단 및 개편안 관련 연구용역보고서>를 비공개하기로 결정(2010년 10월28일)하자 2011년 1월 25일 행정심판청구를 제기,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 2011년 7월26일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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