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사회와 시국관련 콘서트에 출연하면서 이명박 정권에 미운털 베긴 방송인 김재동씨가 ‘사람사는 세상’에 13일 오후 지난 5월 29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당시 사회를 보면서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며 바친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방송인 김재동씨는 계속되는 시국관련 집회와 공연에 출연하자 급기야 국회 방통위 국정감사장에서 이렀다할 이유 없이 자신이 진행하던 MBC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 하는 등 외압에 시달리자 이에 항의라도 하듯 ‘우리 가슴속에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을 큰 비석 하나 세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뒤늦게 올려 김씨가 자신에 가해지고 있는 온갖 형태의 압력에 항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다음은 김재동씨가 13일 올린 추모시 전문]
우리 가슴속에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을 큰 비석 하나 세우겠습니다
5월 29일 노제에서 김제동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하셨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그분에게 너무 큰 신세를 졌습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받은 사랑이 너무나 컸습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그분으로 인해서 느낄 행복이 너무 클 거 같습니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짐 기꺼이 우리가 오늘 나줘질 것을 다짐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좀 슬퍼해야겠습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슴 속에 그분의 한조각 퍼즐처럼 맞추어서 심장이 뛸 때마다 그분 잊지 않겠습니다.
미안해 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죄송합니다. 좀 미안해 할게 있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서...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스스로를 원망하겠습니다. 그분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운명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운명만큼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그분이 남기신 큰 짐들 우리가 운명으로 안고 반드시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가슴속에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을 큰 비석 하나 잊지 않고 세우겠습니다.
화장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뜨거운 불이 아니라 우리 가슴속에서 나오는 마음의 뜨거운 열정으로 그분을 우리가슴속에 한줌의 재가 아니라 영원토록 살아있는 열정으로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