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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이
애송이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0.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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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답다’ 이 말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직에 갓 취임한(지난 달 30일) 이재오 전 의원의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의 행보와 관련해 세간에 회자되기 시작한 말이다. 많은 국민은 현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으로 이재오 전 의원을 꼽는다. 그렇지만 그는 한나라당내 친 박근혜 계와 갈등으로 정권 창출 직후 약 1년 남짓 외유를 다녀왔고, 이후 ‘한강을 건너지 않겠다’는 등의 말과 함께 자택에 칩거하다시피 했다.

그렇지만 많은 국민은 그가 반드시 정권에 복귀하리라는 예상만은 하고 있던 터다. 다만 언제 어떤 방법으로 정권에 복귀할 것인지를 놓고 다들 설왕설래했다. 그러던 차에 이재오 전 의원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국민권익위원장 자리에 내정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지난달 30일 국민권익위원장직에 취임했다. 취임인사에서 그는 ‘위원장을 마패로 생각하고 어사 박문수처럼 일해 달라’고 말함으로서 ‘실세답다’는 말을 듣는다.

그로부터 보름이 채 안된 시점에 이번에는 또 “청렴도 향상을 위한 감사회의”라며, 전국 공공기관 감사 500여명을 한자리(현대 계동 사옥 대강당, 13일)에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민권익위 직원들에게 5,000원 짜리 점심 식사를 하라고 했다”며 ’5,000원 짜리 점심이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이들 감사의 연봉이, 기관에 따라 약간 씩 다르기는 하지만, 작게 잡아도 일억 정도는 된다. 친 서민 정책도 좋지만 그런 그들이 5,000원 짜리 점심 식사에만 매달리면 이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겠는가? 가뜩이나 과소소비가 이 나라의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마당 아닌가?

이 외에도 “2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청렴도를 매기겠다”, “권익위, 감사원, 국세청, 검찰, 경찰 5개 기관 연석회의 까지 정례화 하겠다”고 말 하는 등 국민권익위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신임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초짜로서 분수에 넘친, 즉 과욕에 기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것의 진실여부를 떠나 많은 국민이 그렇게 생가하고 있다. 이래서 많은 국민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새로운 반감의 표시로서 ‘실세답다’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는 그 동안의 실직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해당 직무에 과욕을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분명 여타 다른 이와 그 사정이 다르다. 이로써 한껏 더 몸을 낮춰야 하는 이가 바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국민권익위 위원장으로서 그가 보이는 광폭의 행보는 직무 시작과 함께 국민적 반감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으면 그는 영영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그는 앞서 행한 일련의 행보가 자신의 직무에 충실한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이게 그의 실수라는 점을 그는 끝내 자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그가 국민의 생각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을 추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가 실세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그는 급기야 정치적으로 완전히 죽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는 다시 한번 냉정하게 국민권익위의 직무 및 그 범위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의 범주 내에서만 행동해야 한다. 냄새만 풍겨도 문제가 될 자리에 앉아서 에둘러 권위의 냄새를 온 천지에 흩뿌리니 이재오 전 의원이야 말로 초짜 중의 초짜 곧 애송이 셈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말 그대로 국민의 권익을 대변하여 보호하는 곳이지, 국민권익위원회 자체의 권익을 보호하는 곳이 아니다. 애송이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이점을 보다 분명히 자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편 애송이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한나라당에 또 한명의 애송이가 있다. 바로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이다. 삼선 의원으로서의 중량감과 함께 당 사무총장으로서의 위엄만은 지켜나가야 할 이가 바로 그다. 그런데 그는 유독 언론 타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대변인을 제치고 논평조의 발언을 자주 한다.

국회에 출입하는 모 인터넷 신문 기자의 말에 따르면 “그는 특정 내용을 브리핑하기 위해 기자를 모았다하면 15분을 훌쩍 넘기기 일쑤”란다. 3분 내지는 5분이면 될 내용을 가지고 15분 이상 지체하니 기자들이 그 말을 다 듣고 있을 만무하지 않은가?

200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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