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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로부터 1년, 지금 당신은 앞이 보이는가.
글로벌 경제 위기로부터 1년, 지금 당신은 앞이 보이는가.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0.20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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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지 어느 덧 1년을 훌쩍 넘겼다. 2008년 8월을 기해 미국의 초대형 투자금융사들이 줄줄이 위기에 직면했던 그 때, 세계증시는 동반 폭락을 거듭했다. 세계의 모든 경제학자를 비롯해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은 1930년대의 대공황기와 비슷한 침체기(Depression)가 세계경제를 강타할 것으로 여겼다. 그랬다. 미국발 금융기관의 위기는 곧바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단순한 금융기관의 위기가 아닌 전 세계 금융위기로 즉각 이행되었고, 뒤이어 곧바로 실물경제위기로 옮아갔다. 이를 반영하여 당시 배럴당 100불대를 향해 치솟던 국제원유가격은 주가와 함께 반 토막이 아니라 그 이하로 떨어졌으며, 세계 주요국의 그 해 4/4분기 GDP성장율 역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이 같이 글로 막연히 표현된 ‘큰 폭의 GDP 마이너스 성장률’이라는 말로부터 고통까지 느낄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큰 폭의 GDP 마이너스 성장률 기록’이라는 말의 의미를 풀어 헤치면, 이는 그 만큼 개인소득이 줄었다는 뜻과 함께 실업자 수가 그 만큼 확대되었다는 의미다. 물론 운 좋게 혹은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도 아니면 애초 매우 안정적인 직장을 학보하고 있어서 큰 폭의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줄지 않거나 기타 일자리를 잃지 않는 이들은 그것으로부터 그 어떤 고통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실업자나 개인소득이 크게 준 자는 큰 경제적 고통과 함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엄청난 시련기를 맞는다. 이 같은 경제적 시련기에 직면한 이들에게 앞날이 있을 리 없다.

지금 당신은 어떤 처지인가?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이든 받기는 하는가? 그리고 그에 힘을 입을망정 지금 당신은 앞이 보이는가? 운이 좋아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거나 기타 어떤 이유로든 당신에게 앞이 보인다면, 그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정부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는 등 모든 노략을 함께 경주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주요국 정부의 공조로 예상보다 빨리 주요국 경제가 위기로부터 정상화의 길로 들어선 듯하다. 세계 주식시장의 주가가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고, 나라마다 그 사정이 약간씩 다르기는 하나 대부분의 국가에게 있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세계 주요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즉각 재정확대 정책 및 금융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요 20개국 중 가장 빨리 경제위기를 벗어나는 듯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국가에게 있어서, 특히 한국의 경우 비록 GDP 성장률이 3분기 이후 큰 폭의 플러스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일자리 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줄어든 일자리 수가 늘어나는 등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대로 경제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시 말해서 주요국 경제가 글로벌 금유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대부분의 국가에게 있어서 한번 줄어든 일자리는 좀 채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로써 한번 실직하면 또 다시 취업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다. 이래서 통상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자영업자의 수가 크게 는다. 왜냐하면 구직에 나서더라도 결코 재취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이들 대부분이 소규모 영세 자영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심각한 수준의 내수침체를 불렀고, 기존의 영세 자영업자마저 퇴출시켰다. 이로서 영세 자영업자의 수가 금융위기 이전 보다 오히려 더 크게 줄고 있다(한은 통계 참조).

지금 당신의 처지는 어떤가? 당신은 지금 금융위기로 인해 줄어든 소득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는가? 지금 당신은 혹시 금융위기로 인해 잃은 일자리를 되찾았는가? 만일 금융위기 이전 상태로 당신의 삶이 되돌려졌다면, 아니면 금융위기로 인해 잃었던 일자리를 되찾았다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다.
그리 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당신에게서 부러움을 사려할까? 모든 이가 이렇게만 되면, 굳이 누가 앞을 보려하겠는가? 즉 앞이 보이는 데, 어느 누가 굳이 눈 더 크게 뜨고 앞을 보려할까? 눈 뜨면 하늘이 노랗고, 눈을 감아버리면 가족이 눈에 어른거려 종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가 바로 당신 아닌가? 그런 당신에게 앞이 보인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말 기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1년, 지금 당신은 앞이 보이는가?

20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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