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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가시, 박근혜 의원의 정치행보
눈에 가시, 박근혜 의원의 정치행보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0.24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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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더는 아니다 싶다. 바로 박근혜 의원의 정치적 언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의원의 정치적 언행은 잘못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을 원칙을 내세운 단 한마디의 말로 주눅 들게 했고, 또 그것을 바로 잡도록 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박근혜 의원에 대해 많은 국민은 칭송과 함께 ‘과연 박근혜(여기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라는 말로써 반겼다.

나 역시 그 동안은 박근혜 의원의 정치적 언행에 동조했고, 그것이 옳다고 믿었다. 그러나 모두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 더는 아니다 싶다. 국정운영에 있어서 정부가 대국민 신뢰를 담보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니 않다. 그 신뢰가 원칙을 지키는 것, 곧 국민에 대한 정부의 약속을 여하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켜낼 때, 비로소 구축된다.

이 점을 이명박 정부가 모를 리 없다. 그렇다고 정부의 정책적 행동 혹은 판단이 항시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바로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세종시의 경우가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세종시는 추진 자체가 정치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만큼 그 당위성 면에서 취약하다.
세종시는 분명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축적한 상태지만, 정부 운영의 효율성을 생각하면 그 정당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세종시가 ‘원안(행정중심복합도시)’대로 추진될 경우 자족도시로 성장한다는 보장 또한 없다. 이와 함께 비록 고속철도가 운행되지만 거리 상 세종시는 급기야 수도권의 베드타운 역할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막대한 비용을 들인 신도시가 급기야 여당 의원들의 말처럼 유령도시화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명박 정부도 이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고려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정부로서는 지금, 그런 상황판단을 할 시기가 오히려 아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고, 내년 6월이면 지방의원 선거 또한 치러야 한다. 정부가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자면 국민적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 점을 이명박 정부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법률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 건설 문제를 정부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왜냐하면 세종시 건설은 애초 앞서 지적한 대로 정치적 이해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는 정치적 이해를 배제하기 위해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즉 포항시처럼 세종시를 먹여 살릴 사업이 세종시에도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설령 원안에 있는 행정기능을 그곳에 옮긴다고 하여도, 그것만으로는 세종시가 생존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은 옳다. 따라서 현 정부가 세종시 건설과 관련해 원안 수정의 결정은 일단 옳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정부의 견해에 대해 박근혜 의원은 원칙이라는 말로 일언지하에 마치 쇄기라도 박는 듯 원안대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박근혜 의원의 견해야 말로 다분히 정치적이다. 바로 여기에 정치인 박근혜의 모습이 담겼다. 그리고 그는 집권 여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다. 그런 그녀가 정부가 추진하려는 일마다 원칙과 신뢰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부를 당혹하게 하는 것은 스스로 짓는 자기모순이다.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해야 맞다. 이제 박근혜 의원은 이번 일로 정부가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해 옳은 것도 그르다는 식으로 말해버리는 원리주의자로 전락해버렸다.

이번 일로 박근혜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눈에 가시로 전락해버렸다. 그 누구든 남의 눈에 가시가 되면 자신의 눈에도 가시가 돋기 마련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현재까지 박근혜 의원의 역할이 지금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많은 국민들 역시 나와 생각이 같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박근혜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을 했어야 옳다.

“세종시 건설 문제와 관련해 원안을 지키는 것도 대국민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국가백년 대계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저는 이후 정부행동을 지켜 본 후 이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의견을 개진하겠다. 일단 정부가 어떻게 추진하려는 지 조금 더 지켜보자”여야 했다. 박근혜 의원이 늘 주창하는 원칙 또한 지나치면 강압적 성격, 특히 반정부적인 것으로 변질 될 수 있다.

이번 세종시와 관계된 박근혜 의원의 발언이야말로 정부비판의 단계를 넘는 수준으로, 정부의 정책추진을 막는 발언으로서 다분히 반정부적이다.

20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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