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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에서 인심 나고, 곳간이 비면 전쟁난다.
곳간에서 인심 나고, 곳간이 비면 전쟁난다.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1.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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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作況) 그리고 ‘대청해전’

 곳간에서 인심(仁心)이 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곳간이 비면 어떻게 되나? 가정 사나 국가 사나 매 마찬가지다. 가정이건 나라건 곳간이 비면 싸움이 나고 전쟁이나,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번에 발생한 ‘대청해전’ 역시 곳간이 빈 북한이 그 파국을 막기 위해 저지른 의도적 도발이다.

작황(作況)을 나타내는 말, 곧 ‘대흉년(大凶年)과 ‘대살년(大殺年)’이라는 단어는 ‘그 해 농작물 산출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의미로 흉년(凶年)을 강조하는 같은 뜻의 말이다.
하지만 두 어휘가 우리에게 주는 어감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즉 대흉년(大凶年)은 그해 작황의 정도를 표현한 말이고, 대살년(大殺年)은 그 결과 나타난 사회현상을 직접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굶어죽는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하지만 농사가 주업이든 조선시대 및 그 이전의 시기 한반도에서는 대흉년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기근(饑饉)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허다했다. 사실 그 시기에는 질병도 무서웠지만, 기근 역시 무서웠다. 흉년이 든 해에는 많은 백성들이 초근목피로 목숨을 연명하다 그것마저 구할 수 없는 겨울철이 닥치면 굶어 죽는 일이 허다했던 것이다.

북한에서는 지금까지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우리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요 외국 언론의 보도를 통해 전해지는 북한 소식에 따르면 이런 일이 다반사인 모양이다. 하기야 해마다 북한은 세계 식량기구 등을 통해 막대한 양의 식량을 지원받고 있다.

한반도는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독특한 기후대에 속해 있다. 이 기후대는 대륙이 위치해 있는 ‘위도’ 상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은 개별 기후대가 갖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한껏 번에 경험하며 산다. 저 북극의 찬 공기가 세력을 확장할 때에는 북극의 흰눈을 구경할 수 있는 겨울철, 곧 극지방의 기후를 경험하며, 적도 부근 곧 열대 지역 기단이 세력을 확장하면 열대 지역의 기후적 특성 곧 폭염의 여름철도 겪는다. 이 두 계절 사이에 끼이는 봄과 가을은 최적의 기온을 보이지만, 그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한반도의 이 같은 기후현상을 결정하는 것 역시 태양계의 구조 및 그 구조가 짓는 주기적 운행질서 때문이다. 즉 태양계의 구조 및 운행질서는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빛(에너지)의 양을 (주기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런데 문제는 동일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이 변화가 일정하지 않고 해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즉 같은 곳일지라도 해마다 기온이 변하며. 이에 따라 어떤 해에는 냉해(冷害)가, 또 다른 해에는 한발에 의한 피해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외에도 태풍과 같은 바람의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아무튼 이 같은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농산물 작황(作況)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반도에 나타나는 사계절은 농사짓기에는 매우 열악한 환경을 만든다. 더군다나 한반도는 70%가 산악지형이어서 농사짓기에 더더욱 부적합하다. 이런데다가 한반도의 남쪽 지역은 그나마 너른 평야지대가 분포하지만 한반도의 북쪽인 북한 지역은 평야 지대가 거의 없다 시피하다.

여기에 더해 앞서 말한 대로 한반도, 특히 북한지역은 산악지형으로 인해 기후 변화의 정도 또한 심해서 자주 흉년을 경험하게 되는 데, 특히 냉해나 가뭄 등으로 대흉년(大凶年)이 자주 든다. 이 때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등 대살을 맞게 되고 이런 해를 대살년(大殺年)이라고 한다.

올해 북한은 무려 ‘80년 만의 대흉년’을 맞은 모양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겨울철이 시작되는 지금 많은 북한 인민들이 아사의 문 앞에 서 있을 것이다. 이 때 북한 사회에 나타나는 사회현상은 인민들의 불안과 좌절이며, 이내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금 북한 공산당은 이 같은 사회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일련의 공작활동전개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이 공작활동에 군이 동원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 바로 엊그제 발생한 ‘대청해전’일 공산이 매우 크다.

■ 우리는 기후변화를 포함하는 지구적 변화의 원인을 잘 알지 못한다. 혹자는 태양의 흑점활동에서 찾기도 하지만, 저 광활한 우주 공간이 짓는 또 다른 원인들을 상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태양계 내에 존재하는 행성들 간의 변화 혹은 태양계 바깥의 또 다른 행성들과 태양계와의 관계변화 등 특정 할 수 없는 어떤 현상들을 가정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 역시 앞서 지적한 기후변화를 포함한 지구적 변화의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인류는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 곧 지구적 변화 현상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사실 저 우주적 변화로 인하여 기후변화 등 지구적 변화현상이 초래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인류가 지닌 (과학)기술수준으로서는 그기에 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다만 앞서 말한 지구 온난화 현상과 같은 지구적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 원인 규명 작업과 함께 이를 방지할 대안마련에 나서고 있다. 바로 세계기후협약이 그 예이다. 세계 기후협약은 탄소배출량을 적절히 규제해 지구온난화현상이 더 이상 확대진행 되는 것만은 반드시 막는다는 것이 그 핵심내용이다.

북한, ‘80년 만의 대흉년’을 맞다.

최근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이사장, 법륜 스님)’은 자신들의 온라인 소식지인 ‘오늘의 북한 소식’에 “‘80년 만의 대흉년’이라는 말이 북한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고 싫었다.

이미 우리에게는 ‘흉년’이라는 말이 낮 설기까지 하다. 이는 사회 및 산업 발전으로 인해 농업생산의 비중이 전체 산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의 식생활 패턴 또한 많이 바뀐 탓도 있다. 이 외에도 우리의 농업기술이 전반적으로 크게 발전함에 따라 그 해 기상변화에 따른 농산물 작황 변화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탓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는 근년 들어 ‘흉년이 들었다’는 말을 사용한 예가 아예 없다. 물론 ‘예년에 비해 작황이 좋다, 나쁘다’는 말은 현재까지 사용한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와 다르다. 아직 농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따라서 그 해 작황에 따라 북한 전체 인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더군다나 북한지역의 경우 앞 절에서 지적한 대로 지형 및 토양, 기타 기후 등이 농사짓기가 아주 부적합하다.
따라서 북한 지역에는 자주 흉년이 들뿐만 아니라, 일단 흉년이 들면 그것은 곧 대흉년(大凶年)으로 이어져 대살년(大殺年)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를 견뎌 내기 위해 북한 공산당은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항시 100일 전투니, 150일 전투니 하는 등의 ‘고난의 행군’을 전개한다. 이 고난의 행군을 통해 북한 당국은 인민의 기강을 바로 잡고, 부차적으로 기아로 인한 사망이 확대되는 것을 또한 숨긴다.

우리가 알기로 2,000년대에 들어서도 북한은 세계 식량기구 등에서 지원하는 구호식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 수년 동안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식량 지원 사업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최근 복합적 요인에 의해 남북관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쌀, 옥수수 등 우리의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마저 끊긴 상태다.

대북 식량지원이 이런 지경인데다가 대북인권 단체가 전한 것처럼 북한지역에 ‘80년 만의 대흉년’이 들었다면 이 상황은 예삿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 북한은 일부 상행위까지 금지시킨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 인민들 중 많은 숫자가 기아와 아사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굶주린 인민들의 난동으로 종래 북한체제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이를 피하자면 북한 당국은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려야 한다. 이렇게 해서 북한 인민들의 관심을 전쟁준비로 내 몰아야 한다. 저 남쪽에 내려가면 먹을 것이 많다며 말이다. 물론 여기에 함께 맞물려 있는 것이 북한 핵 문제이며, 미국과 북한 간의 직접 대화 일정 및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순방이다.

남북한 간의 긴장수위와 의도된 ‘대청해전’

인민들이 대기근에 직면한 지금 북한 당국은 북한 인민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이 때 동원될 수 있는 최후 수단이 바로 남북한 간의 긴장수위를 준전시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엊그제(10일 오전 11시 경) 발생한 ‘대청해전’ 역시 북한 사회 내부의 이런 상황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병 이후 후계 구도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 한 곳이 바로 남북한 간의 긴장 수위다.

이 외에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직접 접촉이나, 기타 이후 재개될 6자 회담 역시 북한은 이 문제와 결부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금 북한의 최대 당면 과제는 현 체제의 안정적 유지이다. 그러나 지금 북한은 내/외부 사정이 매우 어려우며, 비록 잠재적이지만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보도되었던 ‘김정일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이란 바로 현재의 위기에서 북한이 어떻게 탈출하느냐에 대한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일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대남, 혹은 대미, 기타 대중 전략에 있어서 강온 양면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이 대외 문제는 이 방법을 통해 그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해 나가겠지만, 북한 사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 특히 식량문제는 국제적 협조 없이는 그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체제위기가 촉발된다면 북한당국으로서도 겉잡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에 북한이 남한이라 국제사회에 대해 보이는 유화책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그 같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로써 지금 북한 사회는 기아와 아사에 직면한 인민들이 나서서 반공산당 세력을 형성하는 한편 종래 체제에 정면 도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때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바로 앞서 말한 남북관계에 있어서의 긴장 수위를 준전시 상태로 끌어 올리는 안이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북한은 ‘대청해전’보다 강도가 더 센 대남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이 때 선택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회침투를 통한 남한 사회 내부에서의 ‘대충돌 작전’이다. 최근 발생한 ‘대청해전’을 분석하면서 ‘육상 전투 가능성’을 언급한 기사를 보았다. 만일 북한이 육상 전투를 감행한다면, 휴전선 일대가 아니라 남한 사회 내부의 특정 지역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 지금 북한은 그 목표지역을 물색 중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보면 이번 ‘대청해전’을 우리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남북관계의 긴장 수위를 준전시 상태로 유지시킴으로서 북한 인민의 관심을 돌려놓으려는 의도된 전술로 간주 할 수 있다. 즉 북한 당국은 이를 통해 식량사정 등에 의한 북한 사회 내부의 동요를 막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대청해전’을 통해 또 다른 전술을 감추고자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의 또 다른 전투적 목적을 위한 위장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북한은 서해상에서 대잠수함 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청해전은 이를 감추려는 의도로 벌인 사소한 작전 일 수 있다. 사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들이 ‘대청해전’과 같은 누가 보기에도 어이없는 해상작전을 전개할 리가 없다.

아무튼 이번 대청해전이 이리저리 의도된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우리 군은 그 의도를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번 ‘대청해전’을 도발한 저들 경비정의 평시작전 임무가 무엇인가를 우리 군이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군은 적함이 어떤 경로를 통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는지를 세세히 살펴 그 목적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북한 경비정이 해상으로 나설 때에는 보다 분명한 목적 수행을 위한 것임을 전제해야 한다. 만일 서해상에 상주하는 경비정이라 해도 마찬가지이며, 우리 군은 평소 그 주력 임무를 사전에 세세히 파악해 두어야만 했다.

아무리 어리석은 북한 해군이라고 해도 목적이 없는 해상작전을 전개할 리가 없다. 이로써 이번 대청해전은 지난 ‘1, 2차 연평해전’과 같이 저들의 의도된 도발임이 분명하다. 단지 지금 우리군은 앞서 말한 대로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뿐이다.

단지 나는 ‘대청해전’과 관련한 북한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추정한다. 즉 지금 북한은 곳간이 비었으며, 북한 당국은 그로 인해 나타날 사회적 파국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그러자면 북한 인민의 관심으로 다른 쪽으로 돌려야 하며, 이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후 방안이 곧 바로 남북한 간의 기장 수위를 준전시상태로 끌어올려놓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청해전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이후 북한은 대남 도발 강도의 수위를 더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 틀림없다. / 200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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