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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뭣이 중유헌지(디) 모르는 삶의 껍질을 깨다
[리뷰] 뭣이 중유헌지(디) 모르는 삶의 껍질을 깨다
  • 박병우 기자
  • 승인 2016.07.2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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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몰리션'을 보고

[시사브리핑 박병우 기자]2013년 메튜 매커니히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 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2015년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를 통해 삶의 나락까지 떨어진 인간이 스스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 없이 그려내고 있다.


잘 나가는 투자 분석가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는다.
하지만 그는 크나큰 슬픔이 밀려 오거나 하는 그런류의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사고가 난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한 그를 보고 사람들은 놀라서 수근 대고 있다.

 
점점 무너져 가던 그이 삶속에 병원 자판기에 돈을 넣고 음료수가 나오지 않자 자판기 관리회사에 항의 편지를 쓴다. 그 편지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만다.
 
그러던 어느 새벽. 바로 그 자판기 고객센터 직원 캐런(나오미 왓츠)으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 그의 인생은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캐런과 그의 아들 크리스를 만나면서부터 회사는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도시를 헤매던 데이비스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물건들을 분해하고 파괴하기 시작한다.

최근 크게 성공한 국내영화 '곡성'의 명대사처럼 "뭣이 중헌지(디)" 모른채 살아가는 주인공은 아내를 잃고나서 주위의 물건들을 파괴(demolition)하는 과정은 사랑하는 부인의 죽음에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그가 공기처럼 가볍고도 무겁게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삶의 굴레를 벗어나 껍질을 깨고 할걸음 더 나아가는 것처럼 보여진다.

주위의 물건들을 파괴하면서 그는 잊고 있었던 슬픔과 분노,행복 등 혼란스러움 속에서 잊고 있었던 감점들을 되찾은 것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마주치게 되는 상실의 아픔과 익숨함에 길들여져 가는 삶속에 놓치며 살아왔던 소중간 것들을 되찾고 성숙과 완성을 통해 미래를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삶은 그렇게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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