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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국민'이 대통령을 잘 섬겨야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나?
언제부터 '국민'이 대통령을 잘 섬겨야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나?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6.08.25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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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부변의 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요지부동

여의도 새누리당사 외벽에 걸려있는 현수막, 새누리당사 입구에는 경찰들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당사 앞 천막에서는 여성 농민회원들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백남기 농민 사건 국회 청문회 동의를 촉구하는 단식을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장.
[시사브리핑 이흥섭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1년 반 만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도 다른 정부와 마찬가지로 임기말 부패와 각종 친인척 관련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박근혜대통령은 그들에게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마이웨이’를 선언한 모양이다. 

국민적 비판과 여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적극적인 표현으로 보인다. 음주운전 논란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던 이철성 경창청장에 대해 박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24일 오후 임명장을 수여 했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체제가 막을 올리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밀월 관계가 더욱 노골화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출장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그리고 박근령씨의 사기 혐의 등 최고 권력자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로 국민들의 심기는 매우 불편한 게 사실이다.

신 밀월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새누리당을 들여다보자. 새누리당 신임 당대표의 선출에 대해 국민들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됐을 때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했지만 그가 취임 2주가 지난 지금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는 최근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도 표하지 않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취임 후 “청와대에 할말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각종 비리 의혹으로 민정수석이 특감으로부터 검찰 수사 의뢰까지 받는 처지에 놓였지만 새누리당은 여전히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아니 밝히지 못하고 청와대의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임명장을 받아든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 서별관 청문회 증인 채택문제는 정권실세 눈치 보기에 급급해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혈세 수조원을 투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청와대 서별관 회의와 관련한 야당의 압박에 ‘테러’운운하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현안문제에 입을 닫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지도부에게서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모습은 도대체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대응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이정현 대표의 몸 사리기는 청와대 홍보수석이나 정무수석의 자세라면 모를까 집권여당 대표의 모습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리고 검찰의 특별수사팀 구성을 두고 장고 끝에 악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 의지에 대한 의문만 키웠기 때문이다. 검찰의 최고 보고라인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수사하는 수사팀에 현직 고검장을 수사팀장으로 앉힌 것이다.

누가 봐도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게다가 수사팀장으로 임명된 윤갑근 고검장에 대해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윤갑근 팀장은 우병우 수석과 연수원 동기로 우 수석과 함께 일을 했던 경력의 소유자로 윤갑근 팀장의 고검장 승진 시 인사 검증을 담당한 사람이 바로 우병우 수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수사팀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윤팀장은 “과거 인연으로 수사하지 않겠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믿어보고 싶지만 그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 대목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임기말 현상인지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근령씨가 8억여억원의 돈을 가로채 검찰의 수사를 받을 처지 놓였다. 박근령씨는 ‘생활고’때문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누가 자신을 고소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 않은 사람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 갚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 권력자의 동생이 그가 생활비가 없어서 돈을 빌렸고, 갚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에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알려지 이번 사건은 현 정권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차대한 사건이다.

이번 사건 역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박근령 전 이사장의 사건을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건의 본질을 가감 없이 파헤쳐 국민에게 밝힐 의무를 갖어야 한다. 대통령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사를 흐지부지 한다면 진경준 전 지검장 사건에 이어 검찰의 존재 이유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그리고 청와대는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있는 우 수석이 대통령의 친인척을 감시를 소홀히 한 책임 역시 면하기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 수석은 요지부동이다. 물론 대통령도 포함해서 말이다.

특히 청와대는 우병우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 등 부패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의 우병우 죽이기”라며 “그 본질은 집권 후반기 대통령과 정권을 흔들어 식물정부를 만들겠다는 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려 권력의 입맛에 맞도록 길들이려는 독재적 발상으로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여의도 새누리당사 벽에는 ‘섬기는 머슴, 행복한 국민’이라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글의 뜻은 “국민을 하늘처럼 섬겨서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국민이 대통령을 잘 섬겨야 행복한 할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지금 국민이 바라보는 집권여당에 대한 정확한 시각이다.

불신과 소통부재 그리고 독단적 정책 결정이 낳은 불행한 현실, 칭찬에 인색하고, 웃음이 사라지고, 비판과 비난이 난무하는 사회, 우리가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할 재산이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면 이 얼마나 불행한 국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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