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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썩어빠진 나라 이것 뿐?"...조응천 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실체를 본다
이재명 "썩어빠진 나라 이것 뿐?"...조응천 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실체를 본다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6.09.20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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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대기업들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하는 과정에 약 800억원 출연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사진출처: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시사브리핑 이흥섭 기자]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제 20대 국회 야당 의원으로 당선 된 뒤 단단히 ‘한건’했다. 조의원이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웠던 최태민 목사의 딸(다섯째)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에서 박대통령 저격수로 돌아온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응천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박 대통령의 반대편에서(야당 의원으로)박 대통령을 적격한 것이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하는 브로치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최순실씨가 청담동에서 구입해 건넨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는 단순히 박 대통령과 최순실 간의 긴밀한 관계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또 다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정윤회씨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최순실이 정윤회씨와 지난 2014년 이혼한 前처이기 때문이다.

조응천 의원은 20일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 같은 사실을 꺼냈다. 황교안 총리에게 최순실이 박 대통령에게 목걸이와 브로치 등 선물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통해서다. 황 총리는 조 의원의 질문에 “저로서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문제는 최순실씨를 정권 차원에서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은 확산 되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20일, 최씨가 케이(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자신의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히는 등 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 제기해서다.

그렇다면 먼저 조 의원이 이날 제기한 우병우 수석의 문제부터 훑어 볼 필요가 있다. 조응천 의원은 박 대통령이 우병우 수석을 민정수석으로 발탁하는데 최씨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황교안 총리를 상대로한 질의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발탁과 윤전추 제2부속실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도 최씨와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한편 검찰 수사 개입과 관련해서도 ”제가 직접 들은 전, 현직 검찰 고위간부의 대화록에 따르면 우 수석이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근무하는 3인방과 가까운 부장검사가 인사 청탁 심부름을 하고 이 정부의 법무장관들도 그 부장검사만 따로 불러 청와대 기류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제가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현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 수석의 사퇴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공세를 이어갔다.

물론 황 총리와 김현웅 법무장관의 답변은 일반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공직자의 위치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답변이 바로 그 것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실체, 그리고 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어떤 역할을 했나?
그러나 최순실씨와 관련된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새롭게 불거졌다. 의혹의 핵심은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개입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었을 가능성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새누리당과 야당은 국감 증인 채택을 놓고 설전이 벌이지면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사건은 국민적 시선을 모두 빨아들일 태세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등 핵심 인사들이 개입한 정황과 함께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 기업들이 거액을 출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약 800억원 이라는 거액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소속의 대기업들이 기업 순위에 따라서 자금을 출연했다는 이야기다. 문제의 미르재단은 해외 문화 교류와 문화 기업 육성을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이고, K스포츠재단은 체육 활동을 통한 국위선양과 남북 체육 교류 사업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2016년 초 설립됐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연이어 출범한 이들 단체에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전경련 소속의 19개 대기업이 앞 다퉈 수백억 원에 이르는 출연금을 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야당은 안 수석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경우 국감 불참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어처구니없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지만 새누리당으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최대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번 사건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한편 이해는 가지만 그런다고 사건이 묻힐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재명 성남시장 “썩어빠진 나라 이것 뿐 이겠는 가요?“ ...야권은 '탄핵'까지 거론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이번 사건을 정치 쟁점화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사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원하는 대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더민주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20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국민적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며 “두 개의 재단은 닮은꼴로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났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두 재단의 신청서류가 장소와 날짜만 다를 뿐 모든 기록이 같기 때문이다. 윤 의원 이를 두고 “유령총회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혜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설립 허가와 기부금 모금 뒤에는 청와대의 모 수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재단의 설립 과정이라든가 배경, 인적 구성, 운영에 이르기까지 의혹투성이로 전경련을 앞세운 모금과정을 보면 약 19개 기업이 참여를 했고, 출연기금 규모도 기업 규모에 비례해 액수가 정해져 있다"며 "재벌들이 전경련을 통해 갹출한 걸로 돼 있지만 미르재단이 486억, K스포츠재단이 288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입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직권남용에 해당되는 것이고, 법률 위배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대통령 ‘탄핵’까지 들먹이며 정치쟁점으로 몰고 갈 뜻을 분명히 했고, 여기에 내년 대선 도전장을 넨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술 더 떠 “썩어빠진 나라 이것 뿐 이겠는 가요?“라며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 국민세금으로 도둑질 하는 것도 모자라는 모양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요? 누구처럼 대국민사기용 거짓말이 아니라, 부정부패 예산낭비 세금탈루만 막으면 진짜로 가능 합니다”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 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어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생활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입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는 또 다른 사건은 무엇인지 매우 흥미진진해 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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