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폭동의 시절'을 보고
[시사브리핑 신재덕 기자]
영화 '폭동의 시절'은 셰론 R. 다욕 (필리핀)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수십년간 지속되어 온 필리핀의 분쟁 지역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종교와 민족 문제로 얽혀 폭력이 일상화 되었지만 국제뉴스에도 잘 등장하지 않는 변방. 그 곳에서도 소수민족인 방사모르섬 사람들의 투쟁의 역사는 그 자체로 민중들의 고난을 상징하는 것과도 같다.
여느 분쟁지역과 마찬가지로 참혹한 일상에서 벗어날 희망조차 꿈꾸기 어려운 하루 하루를 견디며 각각의 사연을 담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군인과 민간인이라는 분명한 대구는 단순히 이분법적인 개념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확신에 찬 신념이 폭력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지만 그들의 삶을 조금씩 들어가보면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도 불분명하다.
분쟁으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을 이야기하며 해답을 찾으려고 할 수록 영화 폭동의 시절은 과연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를 물어본다. 그 물음은 다른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어진 것들이다.
폭력이 되풀이 되는 구조속에서 인간다움을 갈구하지만 오히려 인간다움에 멀어지는 역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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