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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동료 직격 인터뷰]“고영태 과거를 엿보다”...강남과 부산 오가며 ‘호빠’생활
[고영태 동료 직격 인터뷰]“고영태 과거를 엿보다”...강남과 부산 오가며 ‘호빠’생활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6.11.1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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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도 내가 누군지 기억해 낼지도 모른다. 그건 좀 무섭다"
호빠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고영태와 최순실(사진출처:풍문으로 들었오 캡쳐)
[시사브리핑 이흥섭 기자]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등장인물 중 하나인 고영태씨의 과거는 각종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2006년 경 강남에서 호스트바 남성 접대부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동료 호스트였던 이의 인터뷰를 통해 보다 생생히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전, 부산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상세하게 드러난 적이 없다.

이에 "시사브리핑"은 부산 해운대에서 20여 년간 밤업소 생활을 해온, 그야말로 그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이의 증언을 통해 고영태씨의 과거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에서 지금도 관련 업계에 종사중인 B씨(39세)를 11일 여의도에서 만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본인의 표현과 단어 선택을 살리고자 했다. 이 부분 독자의 양해를 구한다. (편집자 주)

Q)먼저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부산 해운대에서 20여년 간 밤업소 생활을 해오고 있다. 가족 중 한 분이 해운대에 호스트바를 소유하고 있고,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군 입대 전부터 룸살롱 웨이터 생활을 했으며, 지금은 모 업소에서 ‘상무’로 있다.

Q)해운대 호스트바들이 특히 유명한가?

- (웃음) 물론이다. 물 좋기로 소문나서, 90년대 IMF 이전부터 서울에서 여자들이 원정 와서 놀다 간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Q)왜 그렇게 유명한가? 주로 어떤 사람들이 오고, 술값은 얼마나 되나?

- 서울은 그 바닥이 그 바닥이다 보니까, 90년대 중반부터 부산 와서 남들 눈 의식 안하고 놀고 싶은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주 손님 층은 돈 넉넉한 사모님들, 잘나가는 강남 업소 아가씨들... 특히 여름 휴가철에는 강남보다 '해운대 호빠'가 더 잘 된다. 이건 업계 상식이다. 술값은 공개하긴 좀 그렇고, 강남에 아주 비싼 호빠하고 차이 없다고 보면 딱 맞다.

Q)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고영태씨가 부산 해운대에서 호빠 생활을 했나? 그렇다면 어느 가게에서 했나?

- 맞다. 2000년 대 초반에 몇 년 간 잘 나갔다. 단, 부산에서만 한 것은 아니고, 강남과 부산을 오간 것으로 안다. 가게 이름은 무의미하다. 같은 업소도 이름 바꿔서 재개장하고 그런다. 그때하고 지금하고 가게 이름이 다르다. 다만 잘 나가는 호빠는 세 손가락 안이다. 예나 지금이나.

Q)직접 본 적이 있나?

- 물론이다. 가게를 밝힐 수는 없지만, 집안 식구가 일하는 곳이라 이런저런 이유로 마주친 적이 있다. 호스트들도 쉬는 날에는 룸살롱 와서 놀기도 하고.

Q)호스트들은 어떤 식으로 영업을 하나?

- 아가씨들 나오는 룸살롱하고 비슷하다. 다만 손님이 여자들이다보니 호빠에는 여자 마담들도 있다. 아무리 시원하게 논다 해도, 생리용품이나 등등 남자한테 말하기 좀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Q)룸살롱과 다른 점이 있다면?

- ‘마담 급’ 호스트가 따로 영업을 뛴다. 출장이라든가... 3~5명 씩 조를 이뤄서 골프나 동남아 여행 등에 따라가서 여자들 수발을 든다. 사실 업소생활보다 이게 돈이 된다. 이렇게 해야 ‘공사 칠 수 있는’(물주를 꾀어 큰 돈을 받아 내거나, 가게를 차리는 경우를 말하는 은어) 확률도 높다.

Q)사실관계를 정리하자면, 고영태씨가 부산에서 잘 나가던 호스트라는 사실은 틀림 없나?

- 물론이다. 왜냐하면, 이 바닥에서는 모를 수가 없다. 업소에서 일하는 여자라면 헷갈릴 수도 있다. 워낙 숫자가 많아서. 그런데 호스트바는 몇 개 없다. 바닥이 워낙 좁다. 인터넷에 소문이 돈 것은 부산 호빠가 먼저 나왔다. 그게 뭘 뜻하겠나?

Q)고영태씨와 직접 연관된 일화는 없나? 개인적으로 말이다.

- 있지만... 그것까지 기사로 나가면 내가 누군지(해운대 밤업계에서는) 다 안다. 고영태도 내가 누군지 기억해 낼지도 모른다. 그건 좀 무섭다. 아직 그쪽이 힘 있고, 빽 있지 않나. (이 부분은 본인의 요청에 의해 오프더레코드로 합의했다. 추후 밝힐 계기가 있기만을 바란다.)

Q)이런 일을 언론을 만나 말하게 된 이유는 뭔가? 밤업소 생활하던 사람이 출세했다고 부러워하는 사람은 없나?

- ‘공사쳐서’ 명품 가방이나 옷가게, 자기 소유의 호빠를 차렸다면 박수 쳐줄 일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그게 무슨 출세인가? 선무당하고 짝짜꿍해서 나라 말아먹고 있는데, 밤 업계에서 일하던 놈이 출세했다고 부러워할 일인가, 이게? 밤업소 일한다고 생각이 없는 게 아니다. 나라 걱정도 한다.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야 물장사도 될게 아닌가. 우리도 세금 낸다. 그렇게 해먹으면서 밀어낸 사람,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한 둘 아닐 것이다. 안 그래도 까발리고 싶었는데, 익명으로 기사를 내준다고 하니 이 참에 말하는 것이다.

Q)사회적 정의감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인가?

- 그것도 있지만, 사실 불안하다. 잘못은 대통령과 그 일당들이 해놓고, 밤업소를 일제히 싹 털지 않을까...(세무 등 단속을 우려했다) 특히 호스트바 종사자들은 엄청 불안해한다. 고영태는 어떤 연유로든 돈 벌고 권세도 누렸지만, 그 바닥 일하는 사람들은 먹고 살려고 하는 건데. 호스트바가 불법이지만, 이거 턴다고 손님으로 왔던 사모님들이 무슨 피해를 보겠나? 다 민초들만 피를 보게 되어 있다.

Q)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나를 포함한 밤업소 일하는 사람들, 일반 국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금 내고, 군대도 현역으로 다녀왔고. 그런데 봐라. 대학입시, 취업(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을 언급했다), 국가대표 선발 등등 갖은 것들을 다 해먹지 않았나. 손님들 갑질에도 지친다. 정치하는 사람들, 권세 있는 사람들 제발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다.

[B씨와의 인터뷰는 일단 이렇게 마쳤다. 기사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검찰에서 어떻게 다루는가를 지켜보고 다시 만나 나머지를 공개하기로 했다. 그는 “제발 공정하게 이 사건이 해결되어, 나 같은 사람들까지 인터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지금도 꺼림칙하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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