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브리핑/김기래 기자]지난 4,9총선에서 한나라당 심재엽 당시 후보를 누르고 강원도 강릉 지역구에서 당선된 무소속 최욱철 의원이 지난 2월 13일 서울 고등법원(형사 11부 이기택 부장판사)으로부터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아 의원직 박탈 위기에 놓인 최 의원이 17일 국회 본회에 앞서 신상 발언을 통해 “현실과 맞지 않는 선거법 개정해야 한다”며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욱철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면한 경제위기를 맞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안이기에 부득불 사초(史草)를 기록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이 잠재적 범죄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워는 “선거법의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 어떤 국회의원이 상식과 관습에 어긋난 사법적 잣대로 재단 당할지 알 수 없고, 현재와 같은 선거법이 있는 한 지역주민에 대한 봉사와 헌신을 생명으로 하는 선출직은 손과 발이 묶일 수밖에 없어 참으로 무기력한 국회의 모습 앞에 지금 당장이라도 사퇴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우리나라 관습을 무시한 선거법 적용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최 의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부의 독립성과 법원의 판결은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공직선거법이 정치현실과 괴리되어 있어 사법부가 선거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공직선거법상 국민의 참정권과 행복추구권에 대한 위헌적 소지가 있는 ‘사전선거운동’과 ‘기부행위금지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신청을 하지만 남의 탓만 하듯이 사법부에 모든 것을 맡겨두는 것은 입법부의 소명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에서 지방선거 선거구조정 등 정치관계 전반을 논의하는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함과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선거법이 함께 개정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혜를 모아줄 것을 기대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의웑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 받은 최 의원은 지난 06년부터 08년 3월 까지 강원랜드 상임감사로 재직하던 중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할인율을 적용해 강릉지역 주민들에게 콘도예약을 해준 것이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과 기부행위에 저촉된다며 검찰로부터 고발당해 1심에서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300만원의 벌금이 확정되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대법원의 판결 여부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

한편 최 의원은 자신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숙박할인을 일상적인 업무로 하는 관광업계 종사자, 변호사나 의사의 무료 변론과 진료, 농․수․축협 조합장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의 할인행사나 쿠폰발행과 같이 지금까지 관례적이고 통상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그 어떤 것도 선거법에 걸리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라 물으며 법원의 선고에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전국적으로 107건의 숙박예약을 해주어 이 중 문제가 된 강릉지역건수는 단지 7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2건은 선거권도 없는 고등학교 학생간부 수련회였습니다. 숙박할인 또한 회사 규정에 따른 직무상 통상적이고 관례적인 행위였다”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도 통상적인 업무에 속했던 숙박료 할인이 선거법을 저촉했다고 해석한 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는 비판적 견해도 상당수 있어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