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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예상보다 빠른 회복 보일 것
미국경제, 예상보다 빠른 회복 보일 것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2.26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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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택가격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 회복 속도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

 미국 및 미국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계속 되고 있다. 과연 이후 미국은 세계적 리더십을 앓게 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미를 보이는 미국경제가 또 다시 ‘더블 딥’에 빠지는 등 침체기를 맞을 것인가?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경쟁을 근간으로 발전해 온, 세계자본주의를 대변하는 미국 혹은 미국경제 역시 이미 정부라는 독에 갇혀 있다. 따라서 이후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및 미국경제의 향배는 미 정책당국의 올바른 정책 선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의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 과연 이후 미국경제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이 점과 관련해 나는 다음과 같은 전망을 해 본다.

미국경제의 올 3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2.9%대) 보다 낮기는 하지만 2.2%를 기록함으로써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뉴욕증시의 주가, 미 달러화의 가치, 국제유가까지 함께 동반상승함으로써 이 같은 전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에 비해 그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금값은 11월 월간 내내 하락기조 속에 있다. 이 처럼 금의 거래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금융시장불안이 상당히 이달 들어 걷히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의 오름세는 물론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경기의 상승 요인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줄 곧 하락 기조 속에 있던 미국주택시장이 최근 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미국 주택시장의 거래동향 역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실 주가나, 유가, 달러가치의 상승은 세계경제의 회복기조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실 90년 대 말 발생한 아시아 디폴트 사태,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는 일시적으로 한국의 주택가격을 큰 폭으로 하락시켰지만, 이내 반등을 시작했다. 즉 2000년 초부터 한국의 주택기격은 급등하기 시작해 이후 외환위기 발생 당시 가격의 즉각 회복과 동시에,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그 해 연말에는 주택가격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보다 두-세배 이상 급등했다. 이렇게 한국의 주택가격이 신속하게 급등한 까닭은 정책당국이 채택한 저금리 정책 때문이었다.

외환위기 발생 당시 한국정부는 ‘국제 통화 기금(IMF)’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준금리를 크게 인상하는 등 금융긴축을 통해 고금리 체계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한국정부는 금융 산업을 포함해 산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때 많은 기업이 퇴출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조정은 산업근간을 허무는 한편 실업자를 양산해 경제성장의 한축인 내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러자 실직으로 인해 소득 부족에 직면한 가계의 가정파괴와 함께 일가족 동반 자살이 확대되는 등 국민생활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사회불안이 확대일로로 치닫는다. 결국 정부는 99년 하반기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등 저금리 체계를 도입한다. 이 같은 정책전환의 결과 일부 한계기업이 되살아나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확장국면에 들어선다. 이와 함께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팽창하면서, 2000년 하반기에 들어서자 부동산 가격 및 주가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즉각 금리논쟁에 들어갔고, 2001년 상반기 이 논쟁은 경기부양을 주장한 재정경제부의 승리로 끝이 난다.

이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상승을 계속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한국의 주택을 포함한 상업용 건물, 혹은 상업용 건물을 신축 혹은 재건축 할 수 있는 토지 경우 그 가격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보다 3-5배 이상 올라 있다.

이 같이 주택가격 및 지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것은 저금리 체계의 지속에 따른, 풍부한 시중의 유동성 때문이다.

이 처럼 한국의 예에서 보듯이 미국의 경우도 한국의 전철을 되밟게 될 개연성이 크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경제 환경이 다르고, 경제위기의 시발점 또한 다르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즉 경제위기에 대한 양국의 대응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외환위기를 맞아 한국이 처한 첫 정부행동이 금융긴축이었지만 이내 금융완화로 나섰으며, 미국은 곧바로 금융완화에 나섰기 때문에 어쩌면 경기회복의 속도가 한국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주택 및 부동산 가격의 경우 금융완화정책, 곧 낮은 금리로 인해 어느 한 순간 수요폭발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국의 주택 및 부동산 가격 역시 한국처럼 큰 폭으로 치솟을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록 한미 양국 간에는 경제 환경과 국토환경이 매우 다르긴 하지만 미국 역시 도심상업지나 고급주거지역의 경우 공급이 크게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주택가격을 포함한 일체의 부동산 가격 역시 한국의 경로를 밟게 될 개연성이 매우 크다. 다만 그 시발점이 언제냐에 달렸는데, 금 거래 가격의 하락이 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지난 11월 국제상품시장에서 금의 거래가격은 월간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비해 미국의 주택거래 건수는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렇고 보면 지금 미국의 대내 경제상황은 2000년 대 초 한국의 경제상황과 닮아 있다. 다시 말해서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현재의 저금리 체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주가나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 동향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융긴축이 필요한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한국의 상황을 말했지만 미국 역시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앞으로 상당기간 현재의 금리체계만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주가와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은 위기 이전 수준을 즉각 회복하는 한편 종래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 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가계의 자산소득이 늘어나 소비가 진작되는 등 경기가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게 된다.

한편 이런 경제상황이 연출되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이 시중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해주지 않으면, 국민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생필품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발생해 시중의 소비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 따 나타날 사회위기를 미국 역시 한국처럼 계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후 미국의 주택가격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이 치솟을 경우 미국 역시 이에 대한 대응으로 경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금융긴축을 택하기 보다는 주택거래허가제의 도입 등과 같은 직접규제를 채택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일부 용인하는 것이 옳다.

만일 미국이 이후 한국의 경험을 되 살려 한국과 같은 경로를 따르지 않고, 90년 대 일본이 채택했던 경로를 따른다면 이후 미국경제는 상당기간 동안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사실 일본의 경우 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라 급격한 엔고로 인해 일본 기업의 대외경쟁력이 약화되자 금융완화 정책에 나선다. 이로 인해 이후 일본 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게 되었고, 이를 제한하려 90년 대 재할인율을 인상하는 등 금융긴축에 들어선다.

이 같은 일본의 대응은 부동산 가격을 추가적으로 더 큰 폭으로 하락시켜 더는 회복할 수 없는, 즉 부동산 가격을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뜨렸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이 하락 하자 부동산 담보대출에 나섰던 시중은행들이 위기에 내 몰렸고, 종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본에 있어서의 ‘잃어버린 10년’이 창출되었다.

당시 일본 내 많은 기업이 엔고로 추락한 수출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이전에 나섰고, 이로 인해 정작 일본 내에서는 제조업이 크게 퇴조한다. 이로 인해 일본 국내경기는 오래 동안 회복하지 못하는 대침체 상황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종합할 때 국내 경제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미국의 경우 한국의 경험을 거울 삼아 이후 경제정책 행보를 이어 기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후 미국에 나타날 경제 현상 역시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미 연준(FRB)의 벤 버냉키 의장은 현행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지속시킬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주가, 주택가격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해 가계소비가 늘게 되고, 종래 경기가 상승세를 잇는다. 이 때 나타날 경제상황이 바로 재차 강조하고 있는 자산가격의 상승, 특히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다.

아무튼 이후 미 정책 당국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선택한 정책경로를 되밟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후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주택가격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 또한 빠른 속도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2009.12.23

일평경제연구소 소장 정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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