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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도 넘은 사법부 협박
한나라당의 도 넘은 사법부 협박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0.01.19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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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법부, 변화의 무풍지대"맹공

강기갑 민노당 대표에 대한 1심법원의 무죄판결로 검찰이 법원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도 이번 판결과 관련 대한민국 사법부의 존립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기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법원에 공세를 펴고 있다.

독립기관인 사법부의 판결에 집권여당이 보인 태도로 보기에 믿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19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조직의 존재, 리더십 약화, 위계질서 동요, 자의적 판결의 유행, 재판 통일성의 균열, 고압적 권위주의와 기득권 안주 등 퇴행적 요소들이 법원의 존립 기반을 뿌리에서부터 흔들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변화의 ‘무풍지대’로 법원을 꼽고 있다. 

한나라당은 더 나아가 “법원구성원들은 위기의 실체를 직시하고 냉엄한 자기 성찰을 해야 하며, 때를 놓치지 말고 정풍과 쇄신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법원 수뇌부를 향해 “사사로운 인연을 넘어서 사법부를 살리기 위한 대의로, 내부 개혁의 조치를 과감하게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검찰이 이번 사안을 보고 닮은 꼴 대응을 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2월 한명숙 전 총리를 소환하면서 그리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불법정치자금과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보였던 검찰의 형평성 잃은 수사에 대해 한결 같이 검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한나라당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의 수억원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관련 검찰의 불구속 기소를 보면서 집권여당의 관계자가 관련된 사건에 검찰의 수사 태도에 대해서는 이렀다 할 입장을 피력하지 않더니 유독 야권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에 딴지를 걸고 사법부의 개혁을 외치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러가고 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배타적 이해관계와 편향된 세계관, 폐쇄적 이념을 비밀결사처럼 공유하는 사조직을 공조직에서 들어내야 한다”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넘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사법부의 판결을 조직적이고, 편향된 세계관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안에 대해 대법원에 대해서도 날선 비난을 이어갔다. 검찰의 사법부 비난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밞으라”는 대법원의 충고에 “무엇보다도 사법부의 어른인 대법원이 갈등의 진원지가 아니라 전체 법원 조직의 존경받는 사표로서 위상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며 역공을 폈다.

집권여당이 보여야 할 태도로 이해 할 수 없는 사법부에 대한 비난이 지난 15일 대법원이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대한 최근 일련의 비판적인 성명이나 언론 보도가 그 한계를 넘어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힌 것과 같이 검찰의 비난에 이어 집권여당도 이에 가세하는 것은 심각하게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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