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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MBC 엄기영 사장의 퇴진
논평) MBC 엄기영 사장의 퇴진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2.09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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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일 때마다 최선을 다해 일하다가 후배들로부터 존경받으며 명예롭게 퇴진하는 아름다운 퇴장, 우리가 MBC 엄기영 사장에게 바란 것은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그러나 어제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퇴진한다’, ‘공영방송 MBC를 지켜달라’는 MBC 엄기영 사장의 고별사를 기어이 듣고 말았다.

이제 한국은 성장 질주를 추구하되 그런 가운데에서도 ‘조화와 균형(Harmony& Balance)’을 달성해야 할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꿈을 쫒으면서도 이웃을 둘러보는 여유와 이를 기반으로 모든 이가 행복한, ‘더 나은 사회’를 구현해야한다.

자연히 이런 사회변화에 견주어 그 동안 추구해 온 정부의 역할 또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국가의 지도자는 ‘국가권력을 위임받았다’는 단지 그 이유 하나로 국가권력을 마치 사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오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창의와 실용이 기능화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정부는 조절 자와 균형자로서의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이제 우리사회의 “그 누구도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권위를 떨쳐내야 하며, 설령 “내가 아니어도 우리사회는 창조적 미래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

말은 수시로 바뀌거나 변할 수 있지만, 이미 행한 행위는 역사의 증거로 남아 다음 세대로부터 반드시 평가 받는다. 이 땅의 지도자라 스스로 칭하는 모든 이들은 반드시 역사적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이를 등한시 하는 경향 속에 있다. 바로 그 동안 우리사회에는 권력과 권위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어제의 역적이 오늘 날 충신으로 거듭나고, 어제의 충신이 오늘의 배신자로 거듭나는 역사적 굴절로 인해 역사가 늘 왜곡되는 비민주적 사회질서가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후 우리사회는 역사를 평가함에 있어서 결코 객관성과 공정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든 역사 혹은 역사적 평가를 두려워하는 정의로운 사회, 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의 미학을 실천해 사회적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더 나은 사회만이 또 다시 엄기영 MBC 사장의 퇴진과 같은 무거운 퇴장을 또 다시 낳지 않는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MBC를 나서는 엄기영 전 MBC 사장의 앞날에 광영이 있기를 기원한다.

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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