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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위험한 게임, 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빠뜨릴 수도
논평) 위험한 게임, 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빠뜨릴 수도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2.10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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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박근혜 의원 사이에 도가 지나치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 사이에 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위험천만한 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 게임은 자칫 두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집권당인 한나라당과 더 나아가 일반 국민들 가슴에도 큰 생채기를 낼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분명 국민대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출범 했다. 그러나 최근, 과연 이명박 정부가 그 같은 의지를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는 국민 층이 늘어나고 있다.
속단하는 것은 무리지만, 오는 6.2지방선거 결과가 이 점을 대변할 것이다.

어제 충북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외부에서 강도가 침입하면 집안이 단결하여 강도를 물리쳐야 한다’면서 하나라당의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듯한 묘한 늬앙스의 말을 했다. 여기에다가 ‘일 잘하는 사람을 밀어주겠다“는 말까지 곁들였다.

앞서 밝힌 대로 이명박 대통령이 행한 발언 중 ‘강도’라는 표현에 대해 박근혜 의원은 세종시 원안 수정에 반대하는 자신을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해 받아들인 듯 하고, 여기에 곁들인 ‘일 잘하는 사람을 밀어 주겠다’라는 이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서는 차기대권 후보를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박근혜 의원은 ‘집안에서 가족 중 한 사람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며 반문했고, ‘일 잘하는 사람은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명박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다른 곳에 있다며, 청와대가 진화에 나서기는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이 정도의 생각차가 있다면, 이는 분명 자칫 두 사람 모두 가슴에 큰 상처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종래 한나라당 내분 사태로 연 잇는다.

이 내분 사태가 오는 ‘6.2 시도교육감 및 지방선거’와 맞물릴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질 지 속단하기 어렵다. 아무튼 지금 한나라당내 두 세력은 동상이몽(同床異夢) 속에서 오월동주(吳越同舟)격으로 치닫고 있다. 즉 한나라당 내 두 세력은 서로 다른 생각에 기대어 반목하면서도 오히려 협력해야 하는 비정상 상태에 빠져든다.

이 경우에도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앞서 말한 선거에서 완패할리는 없지만 비록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이후의 국정운영은 여전히 겉돌 판이다. 그나마 이처럼 승리할 경우에는 상황이 그나마 좀 낫겠지만 자칫 야당연합에 밀려 선거에서 완패할 경우 책임 공방과 함께 한나라당은 새로운 난관에 봉착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 간의 위험천만한 게임이 이후 국가를 어떤 위험에 빠뜨릴 지 알 수 없다. 북한 문제를 비롯해 최근 대내외 정세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 때 일어나는 국론분열을 국가 및 국민을 새로운 위기에 빠뜨린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 간의 위험천만한 게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작 답답한 것은 이 두 사란 간의 위험한 게임을 멈추게 할 방법이 시간 외에는 없다는 점이다. 굳이 해법을 제시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의 통 큰 결단, 곧 박근혜 의원을 차기대권주자로 공식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 나타날 친이세력의 저항을 이 대통령으로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박근혜 의원에게 차기대권을 포기하라고 할 명분은 더더욱 없지 않은가? 설령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박근혜 의원이 통 큰 결단을 내리려 해도 친박세력의 저항을 박근혜 의원 또한 피할 방법이 없다.

우리는 이조 500년 년 사(史)에서 당대의 선조들이 왜 그렇게 어리석게도 붕당정치를 계속해야 했는지 이 두 사람의 위험한 게임을 보고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렇게 보면 한국정치는 분명 큰 난국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도대체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 간의 위험천만한 게임을 중지시킬 수 있는가?

실로 답답하다.

20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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