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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죄많은 소녀'
[리뷰] 영화 '죄많은 소녀'
  • 윤현진 기자
  • 승인 2018.09.08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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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윤현진 기자]

영화가 시작된 후 스크린에 비치는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소녀 영희 (전여빈 배우)가 보여주는 한 맺힌 눈빛과 수화는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가 겪은 이야기를 향하고 있다.


영화는 소녀 경민이 가방 하나 남기고 실종되자, 제일 늦게까지 같이 있었던 것이 확인 된 영희가 의심을 받게 되면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를 단면적으로 듣자면 소녀의 죽음에 의심을 품는 스릴러 영화에 가깝다고 느껴지지만 영화에 깊숙하게 들어가보면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인물들의 다른 입장과 각자 다른 감정을 갖고 있는 드라마 물이다.
 이러한 뉘앙스는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영희가 학교에 찾아온 형사와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설치된 공간에 형사와 영희는 단 둘이 마주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의 표정 변화와 얼굴에 모든 것을 주목함과 동시에 그녀가 형사를 향해 바로 보는 시선 그리고 실종된 경민의 어머니가 영희를 바라보는 모든 인물이 다른 상황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가진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내 캐릭터들의 각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타당성을 가진 그 들만의 현실적인 삶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만, 배우들이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주었다. 전여빈이라는 배우의 엄청난 존재감이 느껴지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것보다, 더 놀랐던 것은 자신의 딸이 왜 죽었는 지를 알아야 하는 모성애 깊은 경민의 어머니(서영화 배우)에 집요함이 담긴 연기였다.

서영화 배우가 전 홍상수 영화들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움과는 또 다른 깊은 포효하는 듯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다.


또한 소녀들의 학교 내에서 벌어진 사건에 책임을 져야하는 담임 선생님으로서 가해자로 몰린 영희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학교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며 빨리 사건을 정리하고 싶어하는 비열한 인물을 서현우 배우가 잘 표현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영희는 경민의 죽음에 대한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지자 필사적으로 억울함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전여빈 배우의 날카로우면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소름 돋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악의 받친 것 같은 한 소녀의 절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연출한 김의석 감독은 자신의 친구의 안타까운 실종을 겪고나서 만든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9월 5일에 진행되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영화와 같은 상황처럼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고, 이에 큰 충격을 받고 자신이 사랑하였던 친구를 옹호하지 못할 망정 자신을 변호하는 상황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런 자전적 이야기를 담기도 한 영화 역시 각 캐릭터들 또한 경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의 경민의 어머니, 경찰에게는 밝힐 수 없는 경민과의 비밀을 지닌 영희의 자책감. 영화는 기존의 영화에서 풀어내지 못한 독특한 죄책감이라는 소재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후반부의 영희의 악몽에서는 이것이 과연 드라마 라는 장르가 맞나 싶은 정도로 공포스럽게 묘사가 되어 매우 놀라웠다.


관객들은 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눈을 땔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 높은 장면들과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죄 많은 소녀는 오는 9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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