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력이 바야흐로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광복 후 지금까지 한국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던 ‘88 서울 올림픽’이나 ‘2002 서울 월드컵 경기’만 하더라도, 한국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우리의 현시욕이 자리하고 있어서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그렇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그것들을 통해 진정한 한국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한국을 바라보던 세계의 시선은, 그저 놀라운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 행사들로 감동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역시 그 때, 세계의 시전이 한국으로 집중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한국을 동경의 대상으로까지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오늘, 세계는 바야흐로 한국의 저력과 한국의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비로소 다들 실감하는 눈치다. 그것을 보여 주는 예로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국제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대하는 각국 정상들의 태도가 상당히 달려졌음을 느끼게 한다. 그들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앉기를 원한다. 이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지금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되고 있는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선주들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전이 예전 같지 않다. 500미터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모택범 선수의 금메달이나 이상희 선수의 금메달이 그저 놀라운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한국에서 관련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세계의 주요 언론들이 말할 정도다.

이제 세계는 한국의 힘, 곧 저력을 본격 인식하기 시작했고, 한국이 거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기술 전진국임을 비로소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힘이 매우 커져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해 연 말, 아랍에미리트 연합으로부터의 원전을 수주한 것이나 그 이전 세계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 한국개최를 결정한 것 등이 바로 한국의 세계적 저력을 보여 주는 실제 사례다.

내가 평소 자주 쓰는 문구지만 국가가 발전하는 경로는 통상 먼저 경제가 발전하고 뒤이어 외교가 꽃을 피운 다음 비로소 문화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이런 국가발전 경로를 볼 때에도 이제 한국은 그 발전 단계가 외교가 꽃을 활짝 피우는 선진일류국가의 단계로 이동한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모습을 지금 세계는 부러움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세계인의 시선을 대하는 우리로서는 여간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직 미흡하거나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정치발전 정도나 기타 세계인으로서 한국인의 옹색한 모습이 그것이다.

이제 한국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국가로서 세계적 책임 또한 다해야 하는 그런 위치에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바꿔나가야 한다. 한반도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힌 한국(인)이 아니라 세계와 함께 한다는 열린 마음을 견지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견제할 때 비로소 세계는 한국의 힘, 곧 한국의 저력을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대할 것이다. 아무튼 지금 세계는 모든 분야에서 힘을 제대로 발휘하는 한국에 대해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2010.2.18

정 상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