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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부끄럽지 않기
역사에 부끄럽지 않기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2.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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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 2월 착공하여 1970년 7월 개통된 경부고속도로(총 연장 416㎞)는 한국경제의 물류 및 산업을 추동시킨 근간으로서 지금까지도 한국의 경제의 대동맥 역할을 한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부터 40년 우리의 고속도로는 전국 26개 노선에 약 3,447㎞(2008년 말 기준, 민자 포함)나 된다.
여가서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우리 정치권에서 일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논란, 곧 당시 야당의 극한 반발이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놓고, ‘차도 없는 나라에서 무슨 고속도로를 건설하느냐’며 극렬하게 반대했다. 급기야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당시 야당의원들의 한결같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 이유였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여당이었던 공화당 당직자들에게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경부고속도로의 건설과 관련해 필요했던 사안에 대해 반드시 국회의결을 이룰 것을 요구했다.

급기야 야당의 극렬한 반대 때문에 이 문제와 관련해 당시 국회 회기 내에 국회의결이 필요했던 사안에 대한 국회의결이 무산될 지경에 이르자 공화당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부른 박정희 대통령은 급기야 재떨이를 던지면서까지 회기 내에 관련 사안을 국회에서 의결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요구에 공화당의원들은 당시 국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채로 관련 사안에 대한 국회의결을 막고 있던 민주당의원들을 끌어내리고, 관련 사안의 의결을 강행했다. 이 때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이가 바로 당시 민주당 원내총무였던 전 김영삼 대통령이다. 지금 돌이켜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서는 참으로 부끄러울 것이다.

실제로 당시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이 이루어지지 않고 몇 년 늦어졌거나 아예 건설되지 못하고 10여년 이상 뒤에 건설되었다면 한국경제의 발전 속도는 그 만큼 더디었을 것이다. 한국의 철강,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중화학 공업이 현재처럼 발전 할 수 있었던 주된 동력원이 바로 당시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로부터 40년 우리는 또 다시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심각한 분열과 갈등 국면에 휩싸여 있다. 특히 여당 내에서의 갈등은 이 사안이 어떻게 마무리 되던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안의 성격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놓고 벌인 논란의 예에서처럼 이 사안 또한 누군가는 반드시 역사에 부끄러워해야 할 시기를 맞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의원도, 그리고 여당의원들과 함께 야당의원들 역시 훗날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역사는 모든 것을 용융해 품지만 안젠가는 품었던 진실을 반드시 토해 낸다. 그 때 부끄럽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문제에 대한 중지를 모아 모두가 합심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이를 통해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문제 해결의 옳은 방안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20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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