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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消波)블록’ 선정 과정에 ‘카르텔’ 형성(?)...10년간 고작 5곳 뿐
‘소파(消波)블록’ 선정 과정에 ‘카르텔’ 형성(?)...10년간 고작 5곳 뿐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8.10.11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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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지난 10년 간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수천억원 규모의 ‘소파(消波)블록’ 시공기업이 고작 5곳에 불과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이른바 ‘카르텔’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선정된 시공사들의 제품은 대부분 일본에서 신기술(NETIS)등록이 된 제품들로, 이에 대한 로열티가 일본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국부’ 유출로 이어질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소파블록이란 해안가 등지에서 태풍 등에 따른 파도의 위험을 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구조물로, 기존 사용되던 ‘테트라포드(Tetrapod)’의 특허 만료로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10여곳 중 5곳만 선정된 이유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해수부가 발주한 소파블록 공사를 씨락(Sealock), 돌로스2(Dolos2), 테트라네오(Tetraneo), 딤플(Dimple) 등 일부 소파블록만이 정부발주공사의 제품으로 선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들 제품들은 일본국과 공동으로 국내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이들이 공사를 수주하면 할수록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로열티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국부’ 유출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씨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각 제품들의 점유율은 각각 80%, 10%, 5%, 5% 등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제보자는 소파블록 사업 선정 구조가 특정 업체의 카르텔 형성에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소파블록 사업 선정은 정부조직인 건설기술자문위원회 내에 특정공법선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운영규정에 따라 설계용역사가 사용대상 제품을 선정‧추천하고, 설계용역 감독공무원이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는 요청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 이외에 다른 참여는 제한돼 있다.

아울러 소파블록 사업을 전문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대형회사는 5개 미만이고, 용역설계사들이 이들 회사들 사이에서 잦은 이직을 하고 있어, 결국 설계반영 추천 권한이 있는 설계용역사의 소파블록 직·간접으로 소유해 서로 ‘밀어주는’ 구조가 약 10년간 견고해졌다고 A씨는 지적했다.

사실 소파블록 사업 선정 구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 문제가 불거졌던 당시 해수부는 “설령 설계업체와 특허업체의 기업지배구조가 특수관계인이라 하더라도 제품 성능과 경제성 측면에서 검토하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체마다 다른 선정기준 적용 ‘의혹’

제보자 A씨는 해양수산부가 업체에 따라 다른 선정기준을 적용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010년 소파블록 선정 과정에서 ‘씨락’을 제출한 H사는 용역보고서에 일본에서 다수의 실적이 있음을 밝혔다.

'씨락' 시공 장면./출처=일본개발사 삼성수공주식회사 홈페이지 캡처
'씨락' 시공 장면./출처=일본개발사 삼성수공주식회사 홈페이지 캡처

이는 일본에서 개발되고 특허를 받은 ‘씨락’을 H사의 관계사인 S사가 국내 특허를 등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일본에서의 실적을 인정하게 되면 특허법상 국내 특허가 나올 수 없고, 국내 특허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소파블록 사업 선정과정에서 일본 실적은 인정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초기 소파블록 시장에서 실적이 없을 수밖에 없는 국내 업체들은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선정과정에서 배제된 점과는 대비되는 대목으로, 나머지 국내 업체들은 현재까지도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항 오륙도 방파제, 선정은 ‘씨락’...실제 시공은 ‘씨락8’로 둔갑

아울러 제보자는 지난 부산항 오륙도 방파제 사업 당시 ‘씨락8(Sealock8)’에 관한 문제도 설명했다. 특정공법선정심의위원회에서는 ‘씨락’으로 선정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씨락8’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16년 정인화 민주평화당(당시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해수부에 질의한 바 있다. 이에 해수부는 ‘씨락’과 ‘씨락8’은 디자인 등 일부 차이가 있을 뿐 유사하기 때문에 특허 범위에 속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변리사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수부의 ‘씨락8’의 적용에 대한 해명에 대해 특허법상 적절한 답변인지에 의문이 가며 국내에 특허 등록도 돼 있지 않은 제품을 특정공법으로 선정해 국가가 발주한 공사에 사용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선정문제, 기준, 특허 등에 대한 지금까지의 과정을 봤을 때 정부, 업자 등이 모두 결탁돼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면서 “이러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그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우선적으로 힘쓰고 있는 ‘적폐청산’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국가와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업체들의 카르텔을 해체시키고, 선정과정에서도 논란이 없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수부의 입장은...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2016년까지 외국 제품이 주로 선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2월경 국내 기업들이 민원을 제기해 당시 윤학배 차관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관계자는 “윤 차관과 면담 이후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우선적으로 배정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며 “다만 모든 공사를 한꺼번에 국내 기업들을 배정할 수 는 없고,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수부의 해명도 일종의 ‘꼼수’라는 입장이다. 해수부 내 ‘연안계획과’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노력 중이긴 하지만 해당 부서에서 발주하는 공사 규모는 전체 규모에 비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해수부에서 발주하는 대부분의 공사는 ‘항만개발과’와 ‘어촌어항과’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들은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무시한 체 외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요지부동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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