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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부산국제영화제] 제제 타카히사의 '국화와 단두대',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리뷰/부산국제영화제] 제제 타카히사의 '국화와 단두대',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 박병우 기자
  • 승인 2018.10.16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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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박병우 기자 신재덕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작품중 가장 인상적였던 작품은 일본 제제 타카히사 감독의 '국화와 단두대'였다.

2016년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서 브라이트이스트필름 어워드에서 수상하여 제작지원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1923년 관동 대지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혼란스러웠던 일본에서 여성 스모단이 전성기를 맞는다. 단순한 운동선수로써 뿐만아니라 비가 내리지 않을때 그들을 씨름판 위에 올리면 신이 노해서 비를 내려 준다는 그런 의미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남편의 폭력을 참지 못해 도망친 여성부터, 대규모 학살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 왔다가 몸을 파는 창녀가 된 조선인 등 다양한 사연의 여성들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강인한 여성이 되고 싶어 여성 스모단에 들어온 것이다.

그 속에서 무정부주의 공산주의자가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그러는 중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는 세력을 키워가고 세상은 변해만 간다.

영화에서 스모는 오락적인 요소보다 전쟁으로 혼란의 역사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강하게 하고 정체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것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스모단의 여성들은 어쩌면 지금의 현대 일본의 여성의 모습보다 더 강인하고 진취적인 모습 그것이다.

'국화와 단두대'속에서 자경단에 의해 조선인들이 누명을 뒤집어 쓰고 또 무자비하게 폭행과 학살을 당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이준익 감독의 '박열'에서의 그것과도 이어져 있다.

제제 타카히사 감독이 3시간여에 딜하는 1920년대 여성 스모단의 이야기와 더불어 사회상의 전하는 대서사시 '국화와 단두대'
제제 타카히사 감독이 3시간여에 딜하는 1920년대 여성 스모단의 이야기와 더불어 사회상의 전하는 대서사시 '국화와 단두대'

제자 타카히사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간자적인 시선으로 그 문제들은 다루고 있다.

영화속에서 약한 여성들들이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강해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부분에 저항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는 뜨겁게 타오른다.

작품의 엔딩 크레딧이 오를때 극중 캐릭터들과 실존 아나키스트의 모습과 이력이 소개되는데 대부분 투옥되어 죽음을 당했거나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알려주고 있다.

특히 극중 비중있는 캐릭터로 출연한 칸 하나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일본서 자란 제일 동포 3세로 극중 조선인으로 등장해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로마’(2018)는 알폰소 쿠아론이 ‘이 투 마마’(2001)를 이후 17년 만에 고국 멕시코로 돌아와 메가폰을 그의 가장 개인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는 기억과 회상에 관한 영화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그곳에서 건져낸 삶의 정수가 담겨져 있다.

더불어 알폰소 쿠아론 감독 버젼의 '도쿄 스토리' 아니 '멕시코 스토리'이다.  70년대 멕시코의 한 가족의 슬픈 이야기이 속에 리얼함과 인간성. 그리고 감독의 영혼이 담겨져 있는듯 하다.

감독 자신이 성장기를 보냈었던 그곳에서 과거 역사를 오버랩 시켜 작품속에 담아내고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 영화 '로마. *사진: 넷플릭스

영화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 다양한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의 삶을 따라간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그래비티' 이후 5년만의 컴백작으로 완성해낸 '로마'는 그의 유년 시절을 담겨져 있는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이다.

쿠아론 감독은 혼돈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은 그들을 구속하지만, 결국 그들은 그 안에서 스스로를 찾아가고 깊은 유대감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로 ‘삶에 대한 강렬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알폰소 쿠아론이 테크닉적으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러 그려낸 뜨거운 감동이 매혹적이면서도 환상적으로 담겨져 있다. 더할 나위없이 유려한 아름다운 카메라 워크와 사운드로 가슴을 감동 시킨다.

화면은 흑백이지만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는 블루톤으로 느껴지게 하며 죽음과 탄생의 환희가 교차한다.

알폰소 쿠아론의 평생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는 '로마'는 제75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전하고 있는 위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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