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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청와대의 ‘중대결단’, 결코 역사에 부끄럽지 않아야
논평) 청와대의 ‘중대결단’, 결코 역사에 부끄럽지 않아야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3.0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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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에 대한 정치권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하자 ‘대통령의 중대결단’이라는 새로운 절차적 카드를 은근 슬쩍 꺼내보였다. 사안의 중대성과 함께 이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청와대로서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 보인 마지막 카드임에 틀림없다.

 사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세종시의 성격을 전면 수정하자면 국회의결이라는 절차를 통한 기존의 법률, 곧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 혹은 대체입법 하는 민주적 절차를 완성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미 기존 법률을 대체할 새로운 법안을 마련했고, 이 법안을 집권당인 한나라당 당론으로 채택해 국회의결을 거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려 5일 동안 의총까지 열었지만 특정 결론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당 내분만 가속화하는 지경에 처했다. 물론 한나라당은 이미 열린 의총에서 이 문제를 당 중진협의체로 넘겨 논의를 계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로서는 이를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중진협의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더라도 한나라당 의총과 마찬가지로 청와대가 의도하는 결론에 도달시킬 가능성도 거의 없다.

 한편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비록 ‘원-포인트 개헌’이지만 개헌문제까지 본격 제기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이제 이 문제와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문제가 함께 맞물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후 청와대는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문제와 원-포인트 개헌 문제를 동시에 다루고자 할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 내 사정으로 봐서 이 문제든 저 문제든 야당의 협조 없이는 더 이상 진전 시킬 수 없다. 따라서 청와대의 ‘중대결단’은 일반 국민이 예상 하지 못한, 전혀 예상외의 새로운 결단일 수 있다.

 오늘 아침 창 밖에 내리던 봄비가 어느 새 진눈깨비로 바뀐 것처럼 지금 청와대 역시 국민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단, 곧 야당과 협조의 길을 여는 새로운 결단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그 끝은 국민투표의 형태로 귀결 되겠지만 적어도 청와대가 준비하고 있는, 즉 가까운 시일 내에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던질 새로운 중대 메시지는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낮다.
 다시 말해서 지금 청와대가 ‘중대결단’ 혹은 ‘절차적인 것’이라는 말을 핵심측근을 통해 은근슬쩍 흘린 것은 단순히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국민투표라는 새로운 절차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니다.

 어쩌면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이것과는 다른 더 큰 구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앞서 내가 말한 이명박 대통령의 ‘더 큰 구상’이란 앞서 말한 대로 원-포인트 개헌문제와 이 문제를 함께 다루는 방안이며, 현재의 정치상황 하에서는 앞서도 말했지만 야당의 협조 없이는 결코 이 두 논의를 더 이상 진전시킬 수 없다. 따라서 야당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곧 국민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중대결단일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고려중인 중대결단의 내용이 무엇이든지 간에 역사에 결코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설령 그것이 국민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고독한 결단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정의로워야 한다.

 오늘은 91주년이 되는 3.1절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비록 독립 쟁취를 위해 그 어떤 고난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코 정의,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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