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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만난 상영작들 '벌새', 정성일 감독의 '녹차의 중력', '백두 번 째 구름'
[리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만난 상영작들 '벌새', 정성일 감독의 '녹차의 중력', '백두 번 째 구름'
  • 박병우 기자
  • 승인 2018.12.0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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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박병우 기자] 

중학생 소녀 '은희'를 응원하며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의 장편영화 '벌새'는 이전에 서울독립영화제에 소개된 적이 있었던 단편 '리코더시험'의 확장 버전으로 초등학교 시절을 담고 있었던 단편에 이어 장편에서는 중학생 은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보라 감독의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의 영화 '벌새'

영화는 성수대교 붕괴가 있던 1994년을 배경으로 중학생 은희(박지후)의 삶에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밀도 있게 들여다 본다.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쉽게 폭력을 휘두르는 오빠. 믿었던 남자친구의 배신, 관계와 관계의 사이에서의 버거움. 중학생 소녀 은희에게 세상은 숨쉬고 버티기 힘이 든다. 유일하게 은희를 위로해 주던 어른인 선생님 영지(김새벽) 마저 성수대교 사고로 안타깝게 떠나간다. 

감독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상처받고 남겨진 자들의 삶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일까?'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답보다는 관객으로 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답의 길을 열어둔다.

중학생 은희의 결핍이 어른이 되어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며 힘을 내어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정성일 감독의 임권택 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 '녹차의 중력'과 '백두 번 째 구름'

30여년 가까이 작품세계를 탐구하며 국내에서 임권택 감독의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매니아인 정성일 평론가 겸 감독이 '녹차의 중력'과 '백두 번 째 구름'을 들고 돌아왔다.

'녹차의 중력'은 국내 최고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인 백두 번째 영화 [화장]을 앞둔 노감독의 기다림의 시간에 동행하는 과정이다.

정성일 감독의 연출한 임권택 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품 '녹차의 중력'과 '백두 번 째 구름'이 상영됐다.
정성일 감독의 연출한 임권택 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품 '녹차의 중력'과 '백두 번 째 구름'이 상영됐다.

영화는 감독 임권택뿐만 아니라, 인간 임권택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며 거기 담긴 세월과 역사와 수많은 감정들에 공명한다.

[백두 번째 구름]은 마침내 시작된 [화장]의 촬영현장에 입회해서 임권택의 작품세계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더없이 엄밀한 감독의 태도에 집중한다.

두 편의 영화는 [천당의 밤과 안개](왕빙)에 이어 정성일이 카메라로 쓴 창의적이고 성실한 영화비평이자, 평론가가 한 감독에게 바칠 수 있는 최선의 마음이며, 관객인 우리에게는 치열한 예술가 ‘임권택’의 시간을 목도하고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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