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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둔 2010년 3월의 정치지형
6.2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둔 2010년 3월의 정치지형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3.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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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정치’는 곧 박근혜 의원의 정치생명이다.

 ‘정도정치’는 곧 박근혜 의원의 정치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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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랬듯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각종 선거를 앞 둔 시기는, 정치적 혹은 정파적 이해가 가장 날카롭게 충돌하는 민감한 정치의 시기다. 그 날카로운 충돌의 정도는 선거의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아무튼 선거의 시기에 나타나는 이러한 정쟁은 우리들로 하여금 선거가 갖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한편 이 같은 정쟁은 정치구조 혹은 정치 역학에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정치 혹은 정파적 대립이 더욱 격해지고 있는 것은 현행 정치구도(조)와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미래 권력으로 이미 대표되는, 영남을 근거지로 하는 박근혜라는 거물 정치인이 현재권력의 중심축인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 대립은 더더욱 첨예하다. 더군다나 이명박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모시는 청와대 대통령실 홍보수석인 이동관조차 엊그제 “TK(대구경북) X들, 정말 문제 많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지는 지경이다. 나도 TK의 일원으로서 “이동관 X, 정말 겁 없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동관 대통령실 수석 X의 말은 지난 달 11일 서울 상암동 DMC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행한 진수희 의원의 발언, 곧 “어느 X(년) 좋으라고, 분당도 마찬가지지”라는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런 격한 말들은 그 누가 보더라도 그들의 해명과는 달리 바로 박근혜 의원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 세력 간의 충돌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충돌의 이런 경향을 고려 할 때, 자칫 이 대결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컨설턴트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물론 6.2 지방 선거 이전의 시기까지 두 세력이 대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때를 가정한다.

물론 앞서 말한 죽음은 인간의 생물학적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패권정탈에서 밀려난다는 의미 곧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죽임을 당한다는 뜻이다.

어찌되었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직(간접) 선거는 곧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세력에게 국민을 대표해 국가 혹은 기타 지방정부의 각종 정치권력과 의무를 함께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권한을 직접 위임하는 보편적 절차이다. 이 때 그것을 ‘실행할 수단(징세 및 그 집행권한)’까지 함께 제공한다. 선거의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할 때, ‘6.2지방선거’를 90여일 앞 둔 지금 우리의 정치지형(구조)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정치 혹은 앞으로 전개될 우리의 정치지형을 조망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의원의 칼과 정도정치, 그리고 한나라당의 대충돌

일반인의 눈에는 한 때 한국정치의 중심축이었던 부산과 경남을 대표하는 소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PK세력이 소멸한 것으로 여기기 쉽다. 더군다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해 서거하고, 김종필 전 총리 역시 노구로 병상에 있는 만큼 정치적 발언 및 지도력이 크게 떨어졌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건강을 유지하고 정치적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비록 있긴 하지만 우리가 그 동안 늘 듣고 말해왔던, 곧 지난 시기 7-8-90년대를 통틀어 사실 상 한국 정치를 주도한 소위 3김은 이제 정치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셈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정치적 입김은 아직까지 남아 한국정치 주류의 저변을 맴돌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PK세력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2007 대선을 계기로 다시 본격 움직이기 시작한 이들 정치세력은 소위 민추협의 옛 지위를 다시 회복하고자 한다. 이를 얼핏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인 김현철(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의 정치적 입지를 돋우고자 하는 개인적 이기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여기기 쉽다. 김현철은 물론이고,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아들인 김현철이 자신의 정치적 유지를 잇도록 하기 위해서 국회(정계)진출을 강하게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것이든 아니면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의 부활을 꿈꾸던 최근 민추협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아무튼 소멸했던 민추협이 복원되자면 그 중심축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 김현철이 서야한다는 것이 이들 정치세력의 소망이 아닌가한다. 지난 2007 대선의 시기나, 최근 김영삼 대통령의 수도분할 불가론 등 연 잇는 정치적 발언은 이 점과 맞물려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권력이 그것을 용인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그들의 행동 추이를 살필 때, 특히 지난 4.9 총선 직후 김무성 의원(한나라당, 4선)의 움직임이 포착되는데, 김무성 의원의 경우 이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했고, 사실 상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김무성 의원은 비록 간접적 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소통하는 새로운 길을 트게 된다.
이 점이 바로 소위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김무성 의원에 대해 박근혜 의원(전 한나라당 대표)이 칼을 빼든 직접적 이유이다. 이때부터 김무성 의원의 필살기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친이계와의 교감 또한 본격화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박근혜 의원과 김무성 의원 사이의 갈등은 더 크게 증폭되지 않은 채 불거지다 가라앉고, 가라앉다 불거지는 양상을 보여 왔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김무성 의원에 대해 박근혜 의원은 이미 칼을 빼든 상태다. 이는 곧 이 시기 이 두 정치인의 관계가 이미 회복되기 어려운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의든 타의든 새로운 길을 선택한 김무성 의원 역시 이로써 본격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최종 나온 것이 김무성 의원의 세종시 정부 신안에 대한 절충안(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등 법률적으로 정부로부터 독립된 8개 기관의 세종시 이전 안)이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김무성 의원의 이 같은 중재안이 박근혜 의원에 의해서 즉각 부정되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즉 이를 계기로 박근혜 의원은 자신이 이미 빼든 칼을 주저함 없이 휘둘렀다. 이 점을 대변하는 것이 곧 박근혜 의원의 “친박계에는 좌장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점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의원이 칼을 빼든 것은 사실 김무성 의원에게 사용하려했던 것은 아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친이계와의 결별 선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세종시 신안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 곧 ‘원칙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며, “(정도정치의 길에서) 결코 단 한발자국도 물러 설 수 없다”는 박근헤 의원의 주장은 바로 앞서 말한 사실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실 살아있는 권력 곧 이명박 대통령과 날을 세워 직접 대립하는 것은 '영남이라는 커다란 정치세(TK)력'을 등에 업고 있는 박근혜 의원으로서도 사실 상 매우 어려운 선택이다. 그러나 그녀의 자존에 기초한 ‘정도(바른) 정치론’은 그것조차 뛰어 넘는다. 비록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정치에 본격 입문한 이후 박근혜 의원의 정치행보는 늘 변함이 없는 등 단호하다. 더군다나 한 때 정도정치를 표방하면서 한나라당으로부터 탈당이라는 배수의 진 카드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것 한번 만으로도 아픈 경험으로서 박근혜 의원에게는 아주 충분한 것이다. 이런 정치인으로서 박근혜 의원의 정치행보는 역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치른 강인한 정치인으로서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과 날을 세워 정치권력의 획득에 실패한 총리 출신의 이회창(전 한나라당 대표, 현 선진당 대표)과는 다르다.
어쩌면 이회창 선진당 대표보다도 박근혜 의원이 정치권력의 속성을 보다 더 더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이미 무려 18년이나 대통령직에 있었던 자신의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고, 그 때 박근혜 의원은 이미 박정희 대통령을 중심에 놓고 벌이던 주변 정치세력들의 정치권력 쟁취를 위한 정치적 암투를 이미 다 지켜보았다. 이로써 박근혜 의원은 정치, 정치권력의 속성을 꿰뚫고 있으며, 그 같은 정치권력을 가장 잘 유지하거나 지켜내는 수단이 무엇이라는 사실을 또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박근혜 의원은 자신이 대통령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이기심보다는 정치인으로서 정치의 대원칙을 스스로 잘 지켜나갈 때, 그 때 비로소 대통령직 또한 자신에게 저절로 굴러든다는 사실 또한 잘 안다.

2003년 3월,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따른 역풍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 곧 2004년 4.15 총선에서 대 패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박근혜 의원이 당대표로서 구해낼 수 있었던 동력도 바로 천막당사를 선택하는 등 정도정치를 통해 민생을 옳게 구현 하려는 박근혜 의원의 정치투혼에서 비롯되었다. 이 시기 박근혜 의원 역시 비로소 정치의 요체를 옳게 터득한다. 바로 그녀가 늘 강조하는 정치에서의 ‘원칙과 신뢰’를 지켜나가는 것, 곧 정도정치의 적극 구현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정부가 제기한 ‘세종시 신안’의 경우 박근혜 의원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이런 지경에다가 이미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친이계는 김무성 의원을 매개로 자신의 정치기반인 PK세력을 복원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YS와의 소통을 통해 그것을 실행하려 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의도에는 양측 모두가 자신의 정치적 계산을 깔고 있다. 사이비 정치라는 것은 이런 행태의 정치를 이르는 말이다. 사적인 이익을 구하기 위해 정도에서 벗어난 정치행위를 일삼는 것, 곧 이런 정치행위야 말로 사이비 정치의 표본이다. 앞서 말한 대로 자신의 아들인 김현철의 정계 입문을 위해서라도 PK세력의 복원에 나설 필요가 있는 YS와 이들을 통해 PK 세력이 박근혜 의원 측으로 집결 되는 것을 막겠다는 친이세력의 의지가 결합되어 김무성 의원의 정치행동을 낳은 것이다.

이런 정치행태를 지켜보고 있던 박근혜 의원 역시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 이 때 박근혜 의원 역시, 비록 한 이불을 덮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미 자신과 깊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나라당내 친 이계와는 더 이상 타협할 수 없는 정치의 마지막 선택, 곧 칼을 빼든 것이다.
한편 박근혜 의원의 이 같은 정치선택은 PK세력 중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으로부터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이점을 박근혜 의원 역시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정치 역시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과 배신이 또 다른 배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박근혜 의원으로서는 어느 정도 정치적 손실이 날 것을 알면서도 보다 과감한 선택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여권 내부의 담판, 실패할 때와 성공할 때

현재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경우 정치역량 및 정치인의 면면을 보더라도 오합지졸(烏合之卒)이다. 실제로 야당은 현실정치에서 있는 듯 없다. 그들에게는 거리투쟁과 국회 내에서 간간히 벌이는 몸싸움을 하는 것을 빼면, 이렇다고 할 만한 정치적 행동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그들은 이념의 분열로 정치 집단조차 분열된 상태다. 이 결과 그들은 아예 제대로 된 정치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집권의 기억조차 잊은 것이 아닌가한다. 이로써 그들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한나라당 (주류) 측의 내심이다. 그러나 이는 한나라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의 이야기다. 야당이 제아무리 오합지졸(烏合之卒)이어도 한나라당이 내분상태에 빠져들 경우 야당들은 그들끼리의 경쟁이 빚는 파국으로부터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게 된다.

한편 우리 국민은 모든 것을 가슴에 새겨 억누르다 한껏 번에 토하는 격정을 지니고 있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과 일제 강점기 36년을 거치는 동안 우리의 이런 국민성이 더욱더 강하게 고착되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이런 국민성은 역사적인 것이며, 이미 유전자에 각인되어 이 같은 행동을 계속 유발한다고 보아도 좋다. 실제로도 국민성의 이런 경향은 역사 이래로 쭉 이어지고 있다. 저 동학 농민운동에서부터 3.1운동, 4.19 학생의거, 그리고 현대에 들어서 2002년 서울월드컵 이후 형성된 광장문화가 이 같은 우리의 국민성을 대변한다. 아울러 최근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국민의 정치적 쏠림현상, 즉 각종 선거에서의 쏠림현상 역시 이 같은 국민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세대차이 곧 세대별로 국민성에 약간 씩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전후 세대 중에서도 88년 이후 출생한 세대를 제외한 그 이전 세대에게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정면도전보다는 언제든지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위기위식이 그들 몸에 내재외어 있다. 그들은 그 같은 위기의식을 일종의 응어리(恨)로 짓눌러 가슴에 품는다. 그러다가 특정 시기가 되면 한껏 번에 분출한다. 우리의 응집력을 보여 주는 광장문화 역시 이런 우리의 국민성을 담고 있다.
이런 국민성에 비출 때, 자칫 여당인 한나라당의 분열은 아주 강한 국민적 반감을 부를 수도 있다. 100년 정당을 꿈꾸던 창당된, 집권당으로서 열린 우리당이 5년은커녕 집권 기간 중 국민으로부터 버린 받은 사실이 이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집권당으로서 한나라당 역시 분열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 있다. 한나라당 분열의 기원은 현재의 권력을 탄생시킨 2007 대선, 곧 2007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이 그 배경이다. 사실 그 때 발생했던 한나라당 내의 갈등을 현재의 권력이 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권초기에 사실 상 조정을 끝내었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오랜만에 획득한 정치권력을 나눌 생각은커녕 그들 내부에서조차도 싸움을 벌이는 추한 꼴을 보이고 말았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 초기 인사문제로 나타났다. 그 이후에도 그것을 조정할 기회가 영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권력은 김무성 의원을 내세워 그 조정의 기회를 역이용하고자 했다.
이로 인해, 앞장에서 이미 설명한 대로, 박근혜 의원은 결코 칼집에 칼을 다시 꼽지 않는다는 심정으로 날이 선 검을 빼어들었다. 그리고 6.2지방 선거를 기화로 대결전을 다지고 있다. 우선 이 두 세력은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으로 불리며, 세종시 신안을 놓고 일전 중이다. 이 일전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 결전에서 친이계는 승리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될 것이다.
엊그제 주요 언론에 일제히 일면기사로 브리핑 된 ‘대통령의 중대 결단’ 역시 세종시 신안을 관철시키려는 그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다음 날 아침 낸 논평에서 나는 이 문제의 경우 그 시기를 늦추는 한에 있어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제기한 ‘원-포인트 개헌(이 문제는 이미 제 17대 국회에서 합의된 사안이다.)’ 문제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즉 세종시 신안 문제와 원-포인트 개헌 문제를 함께 다루는 방법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안을 관철시켜 나가려 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의 입장에서는 이조차도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원-포인트라고 하지만 이는 이후 현 집권 세력의 정치적 의도와 맞물려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사실 현재의 정치권력의 경우 무리수를 두더라도 자신들의 정치권력을 유지하려 들 것이다. 여기에는 그들 사활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점들을 고려할 때 이후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는 서로 권력을 지켜야 하는 입장과 권력을 쟁취해야하는 반대 입장을 더욱더 강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내 대충돌은 불가피 해 보인다. 한편 이 두 세력이 상호 교감과 결단을 통해 서로 큰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앞서 지적한 대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이 점은 분명 이 대통령에게도 집권당인 한나라당에게도 매우 큰 딜레마이다. 이 딜레마를 극복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바로 100여일 앞으로 다가 온 6.2 지방선거이다.

6.2 지방 선거와 한나라당

어찌되었든 지금부터 한나라당은 100여일 앞으로 다가 온 서울시 교육감 선거 및 6.2지방 선거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치루기 위해 한나라당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2008년 4.9 총선과 마찬가지로 공천문제다. 이 때 한나라당 내부는 바로 이 문제, 곧 공천문제로 내분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물론 친이계와 친박계 간에 상호 교환을 통해 대화합을 이룬다면 상황은 확 달라진다. 그러나 이 같은 화합을 이루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어쩌면 두 세력의 명운이 이 문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친이계와 친박계 간에 공천문제를 놓고 일전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의원으로서는 지난 해 4.9 총선에서의 경험을 살려 결단코 단 한발자국도 더 물러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의워은 칼을 빼들 때, 이미 배수(背水)의 진을 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6.2 지방 선거는 3년 뒤로 다가선 차기 대선구도와 맞물려 있다. 박근혜 의원의 경우 이번 6.2 지방 선거에서의 자신의 세력을 확고하게 구축하지 못할 경우는 자칫 정치권력으로부터 멀어 질 수 있다.
세종시 원안 수정 문제를 놓고 벌이는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대결은 6.2 지방 선거를 놓고 벌이는 전초전의 성격을 갖는다. 그렇지만 세종시 문제는 시간적 여유(세종시 건설의 경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가 있다. 하지만 6.2 지방 선거를 위한 공천 문제는 늦어도 다음 달(4월 말)까지는 매듭지어져야 한다. 이 같은 선거일정을 감안할 때 이 문제를 놓고 곧 친이계와 친박계 간의 사활을 건 대충돌이 불가피하다.

결국 이번 6.2 지방 선거의 결과 또한 ‘이 충돌을 어떻게 조율하는가에 달려있다’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충돌을 한나라당이 피한다면 선거의 관성을 고려할 때 크게 만족스럽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는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대충돌을 피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은 충격적인 선거결과와 맞닥뜨린다. 이 때 나타날 당내 혼란 또한 염려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선거결과가 예측되는 상횡에도 불구하고, 앞서 지적한 대로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에는 공천을 두고 일전이 불가피하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은 이와 다를 수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과 어느 정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쉽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싼 주변 세력, 곧 이명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정권을 독식하며, 무참하게 칼을 휘두르는 세력들과 박근혜 의원과의 대결전이다.
지금 여권 주류는 연일 직간접 박근혜 의원을 공격중이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의 지난 28일 발언, 곧 “TK(대구경북) X들, 정말 문제 많다”는 발언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고, 여론조사기관의 발표들, 곧 “박근혜의 지지율이 30%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 역시 이런 측면에서 이해된다.

이 외에도 사례를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여권 주류 측에서 박근혜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근혜 사찰론 또한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밖에 없다. 아마 모르 긴 해도 박근혜 의원과 관련된 문제는 적어도 이명박 대통령과는 무관한 듯하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주변세력이 현재와 같은 행태를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듯싶다.

정치권력의 속성을 고려할 때, 그리고 과거 우리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할 때, 아예 정치권력을 놓고 벌이는 게임에서는 결코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박근혜 의원이 칼을 뽑아든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자신의 권력아성을 지키겠다는 스스로의 보호막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친이 쪽 역시 마찬가지다.

맺는 말

6.2 지방 선거를 100 여일 앞둔 현재 우리의 정치지형은 아주 단순해 보인다. 야당들이 분열된 가운데, 한나라당 역시 강한 내분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의 내홍은 우리정치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더욱 무력화시키고 있다. 6.2 지방 선거가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 한나라당 내부의 세력다툼은 단순한 정쟁의 상태를 넘어, 대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본문에서 설명했듯이 6.2 선거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차기대선, 곧 차기 정치권력의 주체를 결정하는 사전 선거적 성격을 갖는다. 이로 인해 친 박근혜 계와 친이계는 공천을 놓고 일전이 불가하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큰 결단이 내려 질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그 같은 결단조차 이 대통령 주변의 정치세력에게 먹혀들 리 없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정치권력을 향유하고 있는 정치세력의 경우 차기대권 경쟁에서 패할 경우 가야할 길이 어딘지를 다들 뻔히 알고 있다.

이런 지경에 정치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오는 시도 교육감 선거 및 6.2 지방선거를 기회로 양 세력 간에 일전이 불가피하다. 이 일전은 서로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대전(大戰)이다.

현재의 정치지형의 특색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단순하지만 야당은 후보공천을 두고 정치 대연합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반면에 여당은 공찬을 두고 대분열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대로 실현되면 오는 6.2 시도교육감 선거 및 지방 선거에서 누가 승리할게 될지는 자명해진다.

집권당이 한나라당은 혈전을 벌이는 새에서 야당은 어부지리를 얻어 집권기반을 다시 구축한다. 역사의 경험은 언제나 잊혀 진 채 늘 글 구(句)로만 존재한다. 한나라당 내 대 혈전(血戰), 한나라당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고독이 점차 더 깊어만 지게 되었다. 이에 비해 박근혜 의원의 칼은 더 예리하고, 강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제기한 세종시 신안 문제 해결을 위해 이후 구성될 한나라당 중진 협의체의 역할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지만 그것 역시 시원한 해법을 내기는 어렵다. 박근혜 의원은 결코 ‘정도정치’의 칼을 걷어 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칼에 박근혜 의원 자신이 베는 한에 있어서도 그렇다. 그것이 곧 박근혜 의원의 정치생명이기 때문이다.

20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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