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6:19 (화)
금호타이어노조, 정리해고 통보 노동자 ‘아내의 눈물’
금호타이어노조, 정리해고 통보 노동자 ‘아내의 눈물’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0.03.08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해고자 가족들 ‘가족대책위원회’결성하고 비상체제 돌입
정은하 대표, “비정상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
“우리 남편들은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정리해고 막아주세요! 우리 남편의 직장을 제발 지켜주세요!”, “듣고 계신 분들 외면하지 마시고 우리 남편 일자리를 꼭 지켜주세요!” 금호타이어 해고 통지를 받은 남편의 아내인 정수정 씨의 눈물어린 절규이다.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가족들이 8~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오늘(7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원회) 결성기자회견을 갖고 사태해결 촉구에 나서는 등 조합원과 시민들에게 적극 호소하고 나섰다.

▲ “아빠 힘내세요!”, 금호타이어 해고통보 노동자 가족들이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금호타이어가족대책위원회’ 결성기자회견을 잦고 힘을 보태고 있다. ⓒ조정삼 기자

가족대책위원회 정은하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3일,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고중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새 학년 새 친구들에 들떠 있을 때, 채권단은 1199명에 대한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했습니다”고 하면서 “희망과 설레임에 젖어있는 아이들의 아빠를 해고시켰습니다. 세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전례 없는 임금체불로 지칠 대로 지친 가족들은 구조조정 발표를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며 사측의 정리해고 결정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체불된 임금과 상여금 때문에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호소하며 “새 학기가 시작되어 가방 사 달라 운동화 사 달라 조르는 아이들에게 차마 아빠의 해고사실을 알리지도 못했습니다”고 어려움을 말하며 “월급도 나오지 않는데 예전과 다름없이 새벽이고 한 밤이고 출근했던 남편의 회사에 대한 믿음과 우직함이 너무나 짠하고 마음아파 눈물이 차고 피가 마릅니다”며 회사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표출했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가족 엄희영 주부도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월급이 나오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 회사가 정상화 되리라는 믿음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교대근무를 해온 남편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고 하면서 “동료를 해고와 도급으로 가르고 ‘남는 자와 떠나는 자’로 가르는 구조조정이 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지 정말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며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또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의 남편들이 교대근무로 새벽을 밝히며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을 때 해외공장을 건설하고 대우건설을 매입한 것이 누구입니까?”라고 반문하며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도박성 해외투자와 무리한 기업 확장이라는 위태로운 길을 갈 때 이를 수수방관했던 것은 또 누구입니까?”라고 따져 물으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을 주장했다.

같은 위기에 처한 김복심 주부도 “경영진에게는 ‘경영권’을 그대로 안겨주고 노동자에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회사밖에 모르던 노동자를 봉으로 아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라고 하면서 “우리의 남편들이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이란 말입니까? 호시절엔 회사성장의 역군이라며 추켜세워 죽도록 부려먹고, 쓴 시절엔 회사가 져야할 책임까지 떠맡고 살인 같은 해고도 무조건 감수해야 한단 말입니까?”라며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가족대책위원회는 정리해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광주시민들을 향해 비도덕적이고 비상식적인 정리해고의 실체를 알려내는데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라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끝으로 지역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광주시민에게 “정리해고라는 이 폭풍을 함께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우산이 되어주십시오. 불의에 맞선 80년 광주의 연대와 공동체를 실현했던 광주정신을 뜨거운 관심과 동참으로 되살려 주십시오”라며 눈물어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가족대책위원회는 보다 적극적인 투쟁을 위해 공동대표단을 꾸리고, 지역단위 소모임을 만들어 대표단을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대책위원회의 조직담당은 “정리해고 대상이든 아니든 우리는 ‘한 가족’이다. 똘똘 뭉쳐 싸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구조조정이든 하청업체이든 똑같은 정리해고 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동요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가족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회사 쪽에 면담요청을 하고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식 항의서한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하 대표는 “언론에 대해 왜곡되어져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바로잡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하기위해 가족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고 결성배경을 밝히며, 앞으로 활동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해고싸움이 진행되었을 경우, 노동조합 쪽과 공조를 통해서 최대한 지지와 지원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 Copyrights ⓒ네티즌과 함께하는 중앙통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광주.전남.부산.서울 실시간 뉴스 및 동영상제공>

사회부/안병현 부장 gosongan@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