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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무현에 실망했지만, 그 가치를 지지한다.
盧무현에 실망했지만, 그 가치를 지지한다.
  • 조규상 기자
  • 승인 2009.04.1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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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의 질적 내용에 따라 합당한 법적, 도의적 책임 져야"
노무현 전대통령의 홈페이지에는 지난 7일 국민들께 보내는 ‘사과문’과 8일 올려진 ‘부탁합니다’라는 노 전대통령의 글이 메인 화면에 떠 있다.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를 피해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정면돌파의 수순으로 보인다.

그리고 10일 오전 노 전대통령의 조카 사위인 연모씨가 자택에서 전격적으로 검찰에 체포되는 등 그야말로 온 집안이 산산조각날 처지에 몰려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전대통령의 홈페이지에는 필명 ‘비토세력’이라는 한 지지자의 ‘노무현에게 걸었던 희망, 그리고 절망’이라는 제목의 글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이 지지자의 글은 대단한 정치적 식견과 노 전대통령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듯 노 전대통령의 참여정부시절 그가 이룬 성과를 비판적 시각과 함께 간결하게 정리해 올려 놓았다.

이 지지자는 글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박연차씨와의 돈거래를 스스로 고백하였다. 혹자는 그럴 줄 알았다며 맹비판을 퍼붓는다. 반면 일부 열혈 지지자들은 사안의 중대성을 애써 무시하며 감싸려는 경향을 보인다. 2002년 대선이 있기 전부터 그를 지지해온 입장에서 필자는 당혹감과 실망이 교차하며 마음이 복잡하기 이를데 없다.”아쉬움을 나타내며 글을 이어갔다.

“나는 정치에 대한 깊은 혐오를 가지고 있었다. 부정부패, 정경유착, 권력남용, 줄서기와 패거리 정치가 정치혐오의 원인이었고, 무엇보다 심각한 정치발전의 장애물은 지역주의와 그로 인하여 지역구도로 지역할거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유일한 정치인으로 노무현의 상징성에 매료되어 그를 지지하기 시작했다”며 노무현에 대한 지지의 동기를 떨어 놓으면서 지역구도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당당히 섰던 노무현에 대한 매력을 이 한사람의 정치인에게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기득권층의 평가는 합리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조건적 평가절하 되고, 진보진영의 평가는 비교적 논리를 갖추긴 하였으나 냉혹해 결과적으로 진보진영의 무차별 비판이 수구세력의 정치적 이익에 기여했다고 하더라도 귀담아 들어볼 가치는 있는 비판일 것이다”라며 “참여정부의 대표적 성과로 권우주의의 타파와 국토의 균형발전 그리고 과거의 정권들과 달리 패거리 정치를 추구하지 않았던 점, 정책을 즉흥적이고 자의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충분한 내부토론과 검증을 시도한 것, 퇴임 후 낙향하여 지방에 정착한 것도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수구세력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결국 보수신문의 공세와 한나라당의 협공에 무릎을 꿇고 정권을 내주고 말았으며, 집권여당이 사분오열한 것도 리더쉽의 부재를 탓할만한 일로 그동안 추진하던 정책들이 정권교체로 인하여 모두 물거품이 되고 있는 것은 참여정부의 최대실책”이라고 평가 했다.

이어 “과거 정권들의 대규모 부정부패에 비교하면 약소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이 빚에 시달려 후원기업인에게 부적절한 돈을 받았다니 동정의 여지도 없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덜 부패한 증거라고 주장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언급한 바와 같이 잘못은 잘못일 뿐이다. 그 사안의 질적 내용에 따라 합당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한다. 돈을 받은 여권인사들과의 형평을 논할 사안은 아니다. 누군가 교통질서를 위반하고 나서 다른 모든 위반자를 적발하고 난 후에 자신도 처벌을 받겠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지금 검찰이나 정권이 편파적인지 아닌지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잘못의 당사자나 지지자들이 주장하기에는 매우 궁색한 일”이라며 보다 객관적 입장에서 이번 사건을 평가하고 있다.

그는 “아직 수사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점이 있는지,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런 돈을 받아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법에 따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수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질 시점이면 이미 국민에게 널리 내용이 알려질 수 있을 것이며, 국민의 정치적 판단도 이루어질 것이다. 불필요하게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문제는 그를 지지해온 사람들의 절망감으로 본래 헐뜯기만 하던 세력의 비판은 그리 아플 것도 없다.”고 말하고 “정치적으로 그를 지지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지금은 매우 당혹스럽고 난처하지만 사안이 중대할수록 신중한 태도가 필요할 것”이라며 “그가 추구하던 가치마져 몽땅 쓰레기통에 처박아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가 추구하던 가치는 그 자체로 적절한 평가가 있어야 하고, 다만 잘못이 있다면 자연인 노무현이 감당할 일”이라며 노 전대통령의 책임선을 명확히 하면서 노무현의 잘못과 그가 추구하던 가치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얼마나 받았고,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랬기에 그가 추구했던 정치적 가치 마져 모두 잘못된 것일까”라 묻고 “지역구도를 극복하는 것도, 국토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것도, 사회복지의 확대정책도, 권력기관의 독립성 확보 등 분명 자연인의 잘못과 그가 추구하던 가치를 분리해 잘못은 잘못대로 처벌해야지 노 전대통령이 추구했던 것들을 모두 부정하려는 것은 잘 못”이라면서 “가치와 그 것을 상징하는 자연인의 잘못을 혼동하지는 말자. 그를 지지하였고, 그에게 실망도 하였으나, 그가 내세웠던 가치를 나는 여전히 지지하지 않을 수 없고, 자연인 노무현이 아니라 노무현이 상징하던 바로 그 가치지향을 나는 아직도 지지한다.”며 그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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