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건냈고, 대한통운 곽영욱 전 사장의 진술과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던 검찰이 11일 열린 공판에서 곽 전 사장이 검찰의 진술을 번복하는 증언을 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검찰은 당초 곽 전 사장의 진술을 토대로 뇌물수수 의혹에 강하게 반발했던 한명숙 전 총리에게 사전영장을 발부하는 등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모든 혐의를 확보하고 있는 듯한 전 총리를 압박했으나 곽 전 사장이 법정에서 당초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과 다른 주장을 폈다.
검찰 공소장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각각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든 편지봉투 2개를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건네줬다고 돼어 있지만 이날 곽 전 사장은 돈 봉투를 직접 건내지 않았으며, 돈 봉투를 총리공관 의자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을 바꾸었다.
그리고 곽 전 사장은 자신이 놓고 나왔다는 돈 봉투를 한 전 총리가 봤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한 전 총리가 봉투를 봤는지, 돈을 챙겼는지는 모른다"고 답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을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곽 전 사장은 이날도 검찰 조사 당시 하루에 잠을 2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등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하고 있어 검찰이 곽 전 사장에게 무리하게 진술에 강요했고, 그러한 진술을 토대로 한 전 총리를 기소하는데 급급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검찰 곽 전 사장의 진술 번복과 무리한 수사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자 곽씨의 검찰 출정 기록과 수사 과정이 담긴 녹화 테잎을 재판부에 제출 할 것으로 보여 한 전 총리측과 검찰의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