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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업과 사업·삼일절엔 기부...농심의 이중성 ‘도마 위에’
전범기업과 사업·삼일절엔 기부...농심의 이중성 ‘도마 위에’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2.19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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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본사 전경./출처=농심
농심 본사 전경./출처=농심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지난해 일본 전범기업 ‘아지노모토’와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던 농심이 이번에는 삼일절을 기념해 기부를 한다고 밝혀 소비자들 사이에 ‘이중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보도자료를 통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3월 한 달간 안성탕면 판매금액의 3.1%를 국가유공자 복지와 보훈선양사업에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안성탕면과 해물안성탕면 멀티팩 포장 옆면에 3·1운동 100주년 기념 캠페인 문구를 넣은 한정판 패키지를 제작해 3월 한 달간 안성탕면을 구매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부 행사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심에 따르면 안성탕면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월평균 약 90억원 수준이다. 판매금액의 3.1%를 환산했을 때 농심은 이번 캠페인으로 약 3억원 정도의 기부를 예상하고 있다.

출처=농심
출처=농심

이 같은 농심의 선행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일본 전범기업 아지노모토와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바 있다.

이와 관련 농심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종합식품기업 아지노모토(味の素)와 경기도 평택 포승 농심공장 부지에 즉석분말스프 생산 공장을 설립을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부터 제품을 생산 시판할 예정이다.

문제는 아지노모토는 지난 2012년 2월 29일 당시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발표한 현존하는 전범기업 34개 가운데 포함된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의 주를 이루며 사회적 파장이 컸다.

당시 농심은 일부 언론을 통해 “전범기업인지 몰랐고, 당혹스럽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궁색한 변명만 늘어 놓아 아쉬움을 더했다.

보노스프./출처=농심
보노스프./출처=농심

이유는 농심은 이미 12년째 아지노모토의 대표식품 가운데 하나인 보노(VONO)스프를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 거래해 온 기업이라는 사실을 감안해 볼 때, 합작공장 설립 과정에서 아지노모토가 전범기업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에 대해 소비자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던 신라면과 새우깡을 생산하는 농심이 전범기업과 공동사업을 한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면서도 “삼일절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뜻을 기리며 기부를 한다고 하니 뭔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농심 관계자는 “3·1 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함께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와 이번 기부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안성탕면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도 뜻깊은 한 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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