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5:35 (금)
KIC, 지난해 투자손실 약 7조8천억..."심각한 모럴해저드 결과” 지적
KIC, 지난해 투자손실 약 7조8천억..."심각한 모럴해저드 결과” 지적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9.03.24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투자공사 최희남 사장./출처=KIC
한국투자공사 최희남 사장./출처=KIC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제가 호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공사(KIC)가 대규모 투자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모럴해저드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연간 손익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분야의 투자손실액은 66억 달러로, 같은 기간 환율기준 7조7900억원 상당의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험자산인 해외 주식에서만 48억 달러, 원화 5조6645억원 상당의 손해를 보았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상당한 호황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이에 유성엽 의원은 “투자공사는 운용하는 자산만 120조에 가까운 전문 투자기관인데도, 한 해 8조원 가까이 손해를 본 것은 자금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주인 없는 눈 먼 돈으로 여기고 리스크가 큰 곳에 마음껏 투자한 뒤 이익 보면 성과를 챙기고, 손해 보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럴해저드가 기관 전체에 만연해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실제로 지난해는 최초투자 이후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64억8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KIC 사장의 연봉은 기준급 2억여원과 성과급 2억여원으로 총 4억1천만원 수준이였으며, 전년 대비 0.7%가 인상됐다. KIC의 기관장 연봉은 공공기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국가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면서 누적수익률은 5%도 안 되는 4.13%인데, 기관장과 직원들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며 “현 경제난의 원인 중 하나인 과도한 공공부문 팽창과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재정지출 확대의 전형적인 경우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투자공사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며, 과연 존재할 가치의 이유가 있는 것인지”라고 반문했다.

뿐만 아니라 KIC는 억대 연봉을 받는 투자 담당자들에 대한 퇴직 후 취업제한이 없어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높은 금융기관으로 직행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부정 행위가 발생하며 감사원에 매번 적발·지적됐다.

유 의원은 “투자공사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에는 수익률 뿐만 아니라 메릴린치 투자 손실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부정적 사례가 매번 적발돼도 개선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KIC의 각성을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