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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는 ‘앓던 이’였나...그룹서 빠지니 일동제약 주가 ‘훨훨’
일동후디스는 ‘앓던 이’였나...그룹서 빠지니 일동제약 주가 ‘훨훨’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3.24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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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적자전환한 일동후디스...향후 행보에 이목 집중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출처=일동후디스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출처=일동후디스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최근 일동후디스가 일동제약그룹에서 완전히 계열 분리된 가운데 증시에서 일동제약의 주가가 날개를 단 듯 수직상승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간 일동제약 주가 상승세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주가는 지난달 27일을 종가 2만원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양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기는 했으나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22일 2만30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동제약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여간 15% 가량 상승한 셈으로, 같은 기간 일동제약의 늘어난 시가총액 규모만 750억원 가량이다.

이는 이달 들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상장사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한미약품 등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 종목 75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가 2.30%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달 말 종가 기준 3640.64에 달했으나 이달 21일에는 이에 크게 못미치는 3556.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일동제약 주가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최근 한 달 간 일동제약 주가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일동제약 주가 상승 시점은 일동후디스가 그룹서 분리되는 시기

일각에서는 일동제약의 주가 상승은 일동제약 그룹내에서 일동후디스가 제외된 점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동제약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올해 2월 27일은 일동제약 지주사인 일동홀딩스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일동후디스 지분 30%를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에게 매도하면서 23년 만에 계열분리된 날이기도 하다.

대신 일동홀딩스는 이금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 지분 일부를 사들여 일동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특히, 이 대목에서 일각에서의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동홀딩스는 지난 2월 27일 보유하고 있던 일동후디스 주식 35만1000주를 126억원에 이금기 회장에게 장외매도했다. 이에 따라 일동홀딩스의 일동후디스 지분율은 34.64%에서 4.64%로 대폭 감소했다.

같은 날 이금기 회장과 일동후디스는 일동제약 주식 113만3522주를 장외시장을 통해 227억원에 일동홀딩스에 처분했다. 이에 따라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25.56%에서 30.74%로 증가했다.

아울러 일동후디스가 올해 지급받기로 한 일동제약 배당주식 1만4689주도 지난 22일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일동홀딩스에 양도됐다. 때문에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일동후디스가 일동홀딩스에 매도한 일동제약 주식은 30만8483주(배당주식 포함)로 약 62억원 규모다. 이금기 회장은 보유중인 일동제약 주식 82만5039주를 165억원에 일동홀딩스에 매도하면서 일동제약 지분율이 5.47%에서 1.6%로 줄었다.

일동홀딩스 본사 전경./출처=일동제약
일동홀딩스 본사 전경./출처=일동제약

일동홀딩스, 지주사 성립요건 충족

이번 주식 맞교환으로 일동홀딩스는 지주사 성립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비상장사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일동홀딩스는 비상장사인 일동후디스의 지분을 34.64% 보유하는데 그쳤다. 이에 일동홀딩스는 일동후디스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대신 아예 보유지분 매도를 선택한 것이다.

일동후디스 계열분리를 통해 일동홀딩스는 주력회사인 일동제약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건전성까지 확보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게다가 실적이 좋은 일동제약의 지분율은 높이고 적자기업인 일동후디스는 연결실적에서 제외하게 됐으니 실적에서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동제약의 입장에서는 ‘앓던 이’가 빠진 셈이다.

출처=일동후디스
출처=일동후디스

2017년 적자전환한 일동후디스...향후 행보에 집중

또한 일동홀딩스는 일동후디스와 이번 주식 맞교환으로 발생한 차액 100억원을 일동후디스 상표권 비용으로 갈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동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후디스' 상표권은 일동후디스에게 영구적으로 넘기고, '일동' 상표권은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3년 만에 일동제약 그룹으로부터 독립한 일동후디스는 2017년 말 기준 매출액이 149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는 점이다.

2018년 말 기준 재무상황은 현재까지 나타나 있지 않지만 이 같은 외형 축소 흐름에는 큰 변환가 없을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때문에 일동제약 그룹이란 큰 집에서 독립한 일동후디스와 이금기 회장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1933년생인 이금기 회장은 올해 87세 고령으로, 이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인 그의 아들 이준수 대표와 관련한 경영권 승계과정에도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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