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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경계 모호해지는 사모채와 공모채
갈수록 경계 모호해지는 사모채와 공모채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4.08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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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공모채 보다 낮은 이율에 사모채 발행
출처=파이낸셜리뷰
출처=파이낸셜리뷰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국내 채권시장에서 공모채와 사모채 시장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모습이다.

통상 사모채는 신용등급이 낮아 공모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우량 기업이 주료 활용해 왔으나, 초우량기업들이 기업실사 등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발행절차가 간편한 사모채 시장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고 형국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량한 신용등급을 갖춘 LG전자가 15년에 이르는 장기채를 2.7%대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5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찍은 지 한 달여만으로 공모채 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로 발행했다.

앞서 지난 3일 LG전자는 15년물 7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채권의 표면이율은 2.788%에서 결정됐다.

지난 2월 21일 발행한 15년물 공모채 금리(2.954%) 대비 16.6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별도 콜·풀옵션은 없다. 주관업무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LG전자(AA0)는 해마다 초장기 사모채를 발행하면서 사모채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우량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LG전자는 기관들 사이에서 인기물로 자리잡았다.

LG전자의 이번 사모채 발행은 지난 2월 발행한 15년물 공모채 이자율(2.954%) 보다 낮다. 공모와 사모의 경계가 허물어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꼽힌다.

이는 최근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고 안전자산을 찾는 기관들의 풍부한 수요는 LG전자의 회사채 조달 비용을 낮추는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우량한 신용도를 갖춘 LG전자로서는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이에 LG전자는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는 최근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월 초 2.119%에서 올해 초 1.802%까지 떨어졌다. 이달 4일 기준 1.720%로 더욱 낮아졌다.

LG전자가 지난해 국내에서 발행한 회사채는 총 6500억원이다. 대부분 8년, 10년, 15년, 20년의 장기물이다. 올해 들어 LG전자가 찍은 회사채(총 6300억원) 역시 마찬가지다. 3년 500억원, 7년 600억원, 8년 600억원, 10년 2800억원, 15년 1800억원 등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와 같은 초우량기업들의 잇따른 사모 조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통상 사모채는 신용등급이 낮아 공모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우량 기업이 주료 활용해 왔다.

하지만 초우량기업들이 기업실사 등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발행절차가 간편한 사모채 시장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공들여 구축한 공모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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