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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가슴 조마조마한 한국
논평) 가슴 조마조마한 한국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4.01 11: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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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과연 누구의 나라인가? 과연 국민의 나라인가?

 이 나라는 과연 누구의 나라인가? 과연 국민의 나라인가?
지금 당신의 가슴은 어떤가? 조마조마 하지 않은가?

 경제위기에 짓눌려 숨조차 쉬지 못할 지경인 국민의 가슴을 옥죄는 위험천만한 사건이 연 잇고 있다. 한 유명 연예인의 자살은 그렇다 치자. 우리 해군의 초계함 천안함과 함께 바다에 수장된 46명의 병사들은 또 어떤가? 설령 천안함의 침몰이 단순 사고였던, 아니면 악의적 제 3의 공격에 의한 것이든 어쨌든 이 사건은 그 유가족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비록 천안함의 침몰로 뉴스 취급도 받지 못했지만 서해안으로 연수에 나섰던 공직자 8명이 교통사고로 다함께 일거에 숨진 사건 역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예다. 이 외에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연 잇는 사회적 자살 사건과 크고 작은 교통사고, 그리고 강절도에 뒤이은 연쇄살인사건 등 끊이질 않는 사건사고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늘 조마조마하게 한다.

 이렇게 가슴 조마조마한 한국을 두고 우리들 자신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조차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한 나라로 부침한다. 그리고 선진일류국가를 지향한다며 우리 모두 치켜 뜬 살살이 눈과 치켜세운 듯 뻣뻣한 고개를 앞 세워 근엄한 표정까지 짓는다. 한 마디로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꼴불견이다.

 이로써 우리가 정작 맞닥뜨린 것은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사회, 도덕이 경시되고 인명마저 경시되는 풍조사회, 위아래가 없는 무질서 사회, 공직이 곧 권위라는 비이성적 등식이 성립하는 이상한 공직사회, 그래서인지 돈과 권력 앞에 연신 몸을 크게 낮춰야만 그나마 빚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아첨사회, 넘쳐나는 성매매와 아동 성폭행 사건이 연 잇는 성 사회, 그리고 가는 곧 마다 발에 차이는 환락과 연예의 장들이 판치는 환락사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이가 (국가가 주는) 기초생활비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비렁뱅이 사회, 당신은 어떤 부류의 국민인가? 아침이 두려운 나, 당신은 과연 아침이 즐거운가?

 이 나라는 도대체 누구의 나라고 또 어떤 나라인가? 과연 이 나라는 국민의 나라인가?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그의 졸개들이라 할 수 있는 총리실 차관 박영준(우리는 그를 한 때 ‘소통령’이라 부르기도 했다), 미래기획위원장 곽승준(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들 하기는 한다), 대통령실 홍보수석 이동관(이 자에게는 결코 권력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 그리고 방송통신 위원장 최시중 어른(자신을 대표보수라며 여기자들에게 집에서 애나 낳으라고 말하는 등) 등이 사회 비하와 함께 국정까지 농단하려는 나라, 과연 이 나라는 누구의 나라인가? 혹 대통령의 나라 혹은 대통령 측근 공직자들의 나라는 아닌가?

 새삼 엉망진창 인 듯했던 노무현의 나라가 더 그립다. 노무현의 나라는 분명 공직자의 권위를 불식시킨 국민의 나라였다. 비록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이 대통령인 동생의 권위를 등에 지고 돈 몇 푼 받기는 했지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무현의 나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대, 그 시대에도 많은 사람이 죽고, 사고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에는 모든 국민의 가슴까지 조마조마 하진 않았다. 다만 그 시절 우리는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 정말 그만둘까봐 자주 가슴 졸이기는 했다. 하지만 때때로 졸인 가슴은 상황이 종료되거나 반전 되면 이내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지금처럼 늘 조마조마 한 가슴은 심장이 멈추지 않는 한 계속된다. 과연 이 나라가 당신이 꿈꾸는 희망의 나라인가? 당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좀 먹는 좌절의 나라는 아닌가? 재벌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계열사를 크게 늘리고, 일반 서민은 가계 빛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날아드는 빛 독촉 통고서에 한 숨 짓는 나라, 이래도 이 나라가 정말 국민의 나라인가? 지금 당신의 가슴은 어떤가? 조마조마 하지 않은가?

 이런 가운데에서도 우리 국민 모두가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잇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고 한준호 준위(해군특수전 여단 UDT 잠수사, 35년 근무, 지난 31일 천안함 침몰 실종자 구조작업 중 순직)와 같은 ‘위대한 국민’이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진정한 우리 모두의 영웅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 2010.4.1 시인 정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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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onobvx 2010-05-26 14: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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