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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과로사 해야 하나요”...집배원들, 1인 시위 '릴레이'
“언제까지 과로사 해야 하나요”...집배원들, 1인 시위 '릴레이'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9.05.27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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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집배원 과로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집배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전국우정노조
해마다 집배원 과로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집배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전국우정노조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지난 13일 우정사업본부 소속 34세 무기계약직 집배원 이은장 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정사업본부가 52시간 노동을 지키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집배원들의 과중한 노동강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집배원들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전국우정노조에 따르면 이 씨가 하루 배달한 우편물량은 하루 평균 1200여건으로, 이는 집배원 평균물량 1000건보다 훨씬 많은 양인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 씨의 배달지는 이동거리가 많을 뿐 아니라 차로 운행할 수 없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나르는 경우도 많았다. 우편물량을 줄여야 하는 지역에서 오히려 우편물량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이 씨의 경우처럼 과로로 인한 집배원 사망사고는 해마다 증가세에 놓여 있다. 지난해 사망한 집배원은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과로사(뇌‧심혈관계질환 사망자)한 집배원은 82명으로 지난해만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배원 사망원인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암 질환 사망자가 91명으로 가장 많았고, 뇌심혈관계질환 82명, 자살 45명, 교통사고 30명 순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청 소속이 6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인청(57명), 부산청(56명), 경북청(41명), 충청청(39명), 전남청(35명), 전북청(21명), 강원청(16명), 제주청(2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안전사고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집배원 안전사고는 389건 발생했지만 지난해는 78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연평균 300건 내외로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륜차사고, 차량사고, 낙상사고, 안전사고 등 모든 영역에서 안전사고가 늘어났다.

앞서 지난해 ‘집배원 근로조건 개선추진단’은 과로사로 고통받고 있는 집배원을 위한 대책 마련으로 2000명을 증원해야한다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경영악화를 빌미로 모든 책임을 현장에 우정종사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게 전국우정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따라 전국우정노조는 집배원 근로조건 개선추진단에서 권고한 집배원 2000명 증원과 토요택배전면 폐지를 요구하며, 총력투쟁을 통해 우정종사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와 관련 서울도봉우체국 우정노조를 필두로 지난 20일부터 오전 오후로 나누어 과로사 근절 대책 촉구를 위한 1인 핏겟 시위를 쌍문역과 일대에서 시작했다.

27일에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집배원의 1인 시위가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신창현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면서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안전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인력충원 약속을 지켜 과로사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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