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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어느 선까지 누가 책임져야 하나
천안함 침몰, 어느 선까지 누가 책임져야 하나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4.07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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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중에 장수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 법이다” 이 말이 과연 내가 지금 논의를 전개하고자 하는 내용에 부합하는 것인지 현재 상태로는 단정키 어렵다. 다만 지난 3월 26일 오후 9시 20분경을 전후해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의 주력 전함 중의 한 척인 천안함(1200톤급)의 침몰은 우리해군의 전력을 포함하여 국가보위 및 국가안보 능력 등 여러 면에서 매우 중대한 허점을 드러낸 위험천만한 대사건이다.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뭐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원인과 무관하게 누군가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뒤에 모두 밝혀져야 하지만, 사실 천안함이 정비불량 혹은 노후화로 인한 피로현상 때문에 침몰했든, 아니면 북한 해군의 어뢰나 기뢰의 공격 곧 기습공격 때문에 침몰했든, 천안함이 침몰한 사실만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실은 우리해군의 평시 전력 및 안보관의 허점을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해 누군가 보다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우선 일차적 책임은 천안함에 승선해 있던 함장 및 승조원 전원에게 있다. 그들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최 일선 해군 전투요원으로 군인이었다. 전투요원으로서 군인은 전투조건과 무관하게 그 어떤 전투에서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가혹하다고 하겠지만 전투에서 패배한 군인은, 더군다나 애초 싸워보지도 못한 채 패배한 군인에게는 말할 권리조차 없다.

이들과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군 지휘계통에 있던 이들이다. 이와 함께 국정운영 책임 선상에 있던 이들 또한 이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최종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이를 이유로 일각에서는 “천안함 침몰 사고는 대통령 탄핵사유가 된다”고 주장한다. 의당히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 혹은 군통수권자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위를 지켜 나가야할 책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그 책무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는 고 한준호 준위의 죽음을 의로운 죽음으로 높이 사는 한편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려 화랑무공훈장까지 추서했다. 한준호 준위의 죽음은 분명 희생정신의 발로로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천안함에 승선했던 모든 승조원은 군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곧 그 원인과 무관하게 일단 전투에서 패배한 군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오로지 전투에서의 패배에 대한 문책 수준만이 남아있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어느 선까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

20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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