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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세 개정안 확정에 반색하는 ‘하이트진로’
주류세 개정안 확정에 반색하는 ‘하이트진로’
  • 이영선 기자 남인영 기자
  • 승인 2019.06.06 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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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캔맥주·수제맥주 수혜
하이트진로, 52주 신고가 기록
하이트진로 두꺼비집 강남점./출처=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두꺼비집 강남점./출처=하이트진로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남인영 기자] 그동안 국내 식음료 업계의 가장 큰 화두였던 주류세 개정안의 내용이 확정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맥주와 탁주(막걸리)의 종량세(생산, 판매량에 따른 세율 부과) 전환과 세율을 확정한 ‘세제 관련 현안 당정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주류 과세체계는 맥주와 탁주에 대해 우선 종량세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소주와 와인, 위스키 등의 주류세 개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의견수렴을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결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따라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오비맥주와는 달리 맥주와 소주를 같이 취급하는 하이트진로는 반색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당장 증시에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이 즉각 반응했다.

국산 캔맥주·수제맥주 수혜

이번 개편으로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국산 캔맥주와 영세한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수제맥주다. 국산 캔맥주의 세금은 리터당 415원(주세, 교육세 등 포함),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500mL(밀리리터) 기준으로는 207.5원 낮아진다.

국산 캔맥주 세 부담이 줄면서 내년부터는 그동안 수입맥주에만 국한됐던 ‘4캔에 1만원’ 판매가 국산맥주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편의점에서 500mL 짜리 국산맥주 1캔은 평균 2850원으로 세금 인하폭을 반영하면 2600원 가량으로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낮아진 세율을 반영해 출고가가 내려가면 국산 캔맥주도 4캔당 1만 원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이 낮아진 수제맥주도 가격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까지 원가가 비싼 수제맥주는 이에 비례해 높은 세금을 부담해왔다. 정부는 수제맥주는 리터당 평균 110원 가량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한 관계자는 “세제가 바뀌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3~4캔에 1만원 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소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수입맥주 가격은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수입맥주 전체적으로는 세금이 늘어나지만 수입맥주의 40% 가량을 국내 맥주 업체가 공급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맥주 3사는 수입맥주에서 늘어난 세금부담을 국내맥주 세금 인하분에서 충당하고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입맥주의 ‘4캔에 1만원’ 판매도 현재처럼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가격대별로는 기네스 등 고가 맥주 세금은 줄어들고 하이네켄 등 저가 맥주 세금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맥주업체가 판매하는 생맥주도 세금은 대폭 오르지만 가격은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생맥주의 세 부담은 리터당 445원 증가하지만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을 20% 낮춰 207원만 올리기로 했다.

기재부는 “업체가 생맥주에서 늘어난 세금을 캔맥주에서 얻은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52주 신고가 기록

정부의 주류세 개편 소식에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하이트진로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다른 주류 관련주들은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전경./출처=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전경./출처=하이트진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주가는 전 거래일 기록한 2만550원 대비 850원(4.14%) 상승한 2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이트진로 주가는 장중 5.35% 상승한 2만16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6억원어치, 1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홀로 69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다른 주류 관련주인 롯데칠성은 전 거래일보다 2.69% 하락했고 무학과 보해양조는 각각 0.93%, 0.40% 오르는 데 불과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증시에 상장돼 있지 않아 투자자들의 반응을 알 수 없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주류세 개편이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B2C 채널에서는 세금 구조가 우월한 발포주가 수입맥주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어 성장성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발포주) 예상 판매량은 1500만 상자로 가이던스 달성 시 발포주 매출은 올해 연결기준 맥주 예상매출의 26%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내 주류업체들에게는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 연구원은 “소주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와 하반기 맥주가격 인상 모멘텀 등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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