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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 경영에서 손 뗀 거 맞나
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 경영에서 손 뗀 거 맞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19.06.13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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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출처=대웅제약
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출처=대웅제약

[시사브리핑 전수용 기자] 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직원들에게 상습 폭언과 욕설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당시 윤 전 회장은 업무보고를 하는 직원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등 폭언을 쏟아냈다. 공식석상에서도 “병X XX” “쓰레기 XX” 등 욕설은 물론 “여기서 뛰어내리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거친 말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윤 전 회장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사과 성명 발표 이후 돌연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말 등 갑질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윤 전 대웅제약 회장을 둘러싸고 최근 들어 ‘막후 경영’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대웅제약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는 등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막말 논란 이후 물러난 윤재승 전 회장

윤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한 후 대웅제약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하지만 그는 대웅그룹의 지주회사인 (주)대웅의 지분을 11.61%(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윤 전 회장과 함께 첫째 형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과 동생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은 각각 지주사 지분 6.97%와 5.42%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창업주가 출연한 대웅재단 보유분 9.98% 등 우호지분을 합치면 보유 주식은 34%까지 올라간다.

뿐만 아니라 윤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알려진 특별관계자 ▲디엔컴퍼니(1.77%) ▲엠서클(1.77%) ▲블루넷(0.26%) ▲아이넷뱅크(0.16%)  등의 지분을 더하면 오너가 지분은 38.14%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는 윤 전 회장 사퇴 이후 1년여가 지났지만 막후 경영 의혹이 불거지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윤 전 회장이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소식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폭언 논란으로 기습 출국한 이후 귀국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12월부터 보고를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배력 취약한 윤 전 회장

대웅그룹의 지주사인 (주)대웅의 최대주주는 윤 전 회장(11.61%)이다. 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유 지분 외에 개인회사인 디엔컴퍼니와 엠서클(1.77%), 블루넷(0.26%), 아이넷뱅크(0.16%) 등을 통해 지주사인 (주)대웅과 각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부연하면, 대웅그룹의 지배구조는 윤 전 회장→(주)대웅→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윤 전 회장이 과거 보유했던 (주)대웅의 지분 비율은 1.5% 가량에 불과했다. 윤 전 회장의 지분이 본격적으로 급증하게 된 배경은 지난 2002년 대웅제약이 (주)대웅(지주회사)과 대웅제약(신설회사)로 인적 분할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회사 분할 과정에서 헐값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자회사 지분을 지주사 주식과 스와핑(맞교환) 하는 등 방법을 통해 불과 2년 만에 지분 비율을 8.11%까지 끌어 올렸다. 이후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출처=전수용 기자
대웅제약 본사 전경./출처=전수용 기자

개인회사에 일감몰아주기로 지배력 확대

특히, 주목할 대목은 윤 전회장이 비상장사인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지주사인 (주)대웅의 지배력을 간적접으로 보강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주)대웅의 지분 1.77%를 보유 중인 디엔컴퍼니의 경우 윤 전 회장(34.61%), 블루넷(14.835), 윤 전 회장의 부인 홍지숙(9.89%) 등이 주요주주다.

아울러 블루넷은 윤 전 회장(53.08%)와 그의 가족(16.8%)이 주요주주로 있는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이다.

디엔컴퍼니는 지난해 (주)대웅, 대웅제약 등을 통해 1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디엔컴퍼니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 594억원 대비 약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6년과 2017년 (주)대웅 등을 통한 내부거래 비율도 각각 17%, 27%에 달한다.

10여년 전인 지난 2008년 자본총계가 72억원에 불과했던 디엔컴퍼니는 대웅그룹과의 내부거래에 힘입어 지난해 306억원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엠서클·이지메디컴도 윤 전 회장의 손 안에

(주)대웅 지분을 1.77% 보유한 엠서클도 디엔컴퍼니의 경우와 마찬가지 상황이다. 병의원 컨설팅 전문업체를 표방한 엠서클은 지난 2009년까지 대웅의 자회사였지만 대웅이 회사를 윤 전 회장 개인에게 넘기면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던 이력이 있다.

엠서클의 주요주주는 인성TSS(65.33%), 디엔컴퍼니(26.37%), 블루넷(1.32%) 등이다. 이 가운데 인성TSS는 윤 전 회장과 그의 아들 윤석민 씨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즉, 엠서클도 윤 전회장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엠서클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8년 말 기준 대웅그룹 관계기업들을 통해 1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엠서클이 지난해 올린 전체 매출액 478억원 대비 29%에 달하는 수치다.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비율도 각각 20%, 25% 수준이다.

의약품 구매대행업체 이지메디컴도 (주)대웅이 지난 2012년 윤 전 회장에게 양도한 기업이다. 당시 이지메디컴은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대웅의 ‘알짜 자회사’였다.

하지만 주요주주인 서울대치과병원이 계약사무 외부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지메디컴과 수의계약을 맺어 필요한 의약품을 구매한 것이 드러나 (주)대웅이 지분 매각을 통해 돌연 자회사에서 분리시켰다.

이지메디컴의 현재 주요주주는 윤 전 회장(23.79%), 인성TSS(15.2%), 서울대병원(5.55%) 등이다. 결국 이지메디컴의 운명도 윤 전 회장의 손 끝에 달린 셈이다.

현재 대웅제약 측은 윤 전 회장이 지주사 지분 등을 이용해 여전히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확립됐다. 현재는 공동 대표이사 전결로 모든 업무가 처리되고 있다”면서 “경영진으로부터 윤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계획은 없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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