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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5천억원 빌려주면서까지 대우건설 지분 매각한 이유는?
산업은행, 5천억원 빌려주면서까지 대우건설 지분 매각한 이유는?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9.06.2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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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영선 기자
출처=이영선 기자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자회사에 자금을 대여해 주는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대우건설 지분을 인수한 기업은 KDB인베스트먼트로 경영참여형 사모투자집합기구 운용을 위해 설립된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다. 산업은행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다르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일 대우건설 주식 매매계약 체결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산업은행은 특수목적회사 KDB밸류제6호유한회사를 통해 보유 중이던 대우건설 지분 2억1093만1209주(50.75%)를 지난 14일 장외거래를 통해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총 매매 단가는 1조3606억3300만원, 주당 단가는 6450.6원이었다. 14일 종가 기준 대우건설의 주가는 5030원으로, 이날 주가 대비 22% 높은 금액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KDB인베스트먼트의 취득자금은 자기자금인 사모집합투자기구 출자금 8606억33000만원, 차입금 5000억원 등이다. 차입금은 산업은행으로 대우건설 지분을 담보로 마련했으며, 차입기간은 3년이다.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KDB인베스트는 공시를 통해 “경영참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매각 실현”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적어도 3년 내 대우건설 매각을 완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초 대우건설은 매각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끝내 무산됐다. 호반건설이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발전소의 대규모 손실이 뒤늦게 드러난 점이 악영향을 끼쳤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여러 차례 “손해를 봐도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며 매각 의지를 피력했지만, 이 같은 대우건설의 잠재 부실에 발목이 잡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5월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 출신인 김형 대표이사를 대우건설 사장에 선임하는 등 인적 교체를 단행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부실 제거에 더해 현재는 교착 상태인 남북한 교류협력 흐름이 긍정적 반전을 이루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는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구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향후 KDB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는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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