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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박은관 회장 일가, 회사 영업익 ‘반토막’에도 배당금 ‘수천억’ 챙겨
시몬느 박은관 회장 일가, 회사 영업익 ‘반토막’에도 배당금 ‘수천억’ 챙겨
  • 전수용 기자
  • 승인 2019.06.2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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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박은관 회장./출처=시몬느
시몬느 박은관 회장./출처=시몬느

[시사브리핑 전수용 기자] 시몬느라는 기업을 아는가.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기업이다. 유사한 상호로 인해 침대 제조회사로 오해하기 쉽지만 엄연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회사이다.

시몬느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등에 핸드백을 생산해 공급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이다.

시몬느의 창업주인 박은관 회장은 지난 1987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이후, 미국 브랜드 DKNY(디케이앤와이)를 무작정 찾아가 공급권을 따낸 일화로 유명해지면서 패션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박은관 회장의 행보가 관련업계의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이유는 지난해 시몬느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음에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겼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9559억원으로 전년 기록한 1조95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75억원에서 827억원, 순이익은 1307억원에서 638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17년 17.6%에서 지난해 8.7%로 급락했다.

게다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400억원에서 10분의 1 수준인 40억원 규모로 줄었다. 아울러 보유 매출채권은 두 배로 증가했으며, 단기차입금도 일부 늘었다.

관련업계는 시몬느의 이 같은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해외사업 부진을 꼽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광저우법인은 매출이 1017억원에서 429억원으로 급감하며 4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흑자를 내던 베트남 법인도 적자로 돌아섰으며, 캄보디아 법인의 경우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과 베트남공장에서 예상치 못한 운영상 문제가 발생한 것이 주요 손실 원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회사 경영 상황이 이처럼 어려워졌으나 박은관 회장은 ‘통큰’ 배당정책을 실시했다. 시몬느는 지난해 30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을 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정기배당으로 1350억원, 중간배당으로 1579억5500만원 등 총 2929억원을 사용했다.

시몬느는 지난 2015년 글로벌 PEF 블랙스톤에 구주 지분 30% 가량을 내주고 약 3억 달러(한화 약 3300억원)을 유치했다. 이에 따라 대주주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종전 88.85%에서 61.85%로 감소했다.

시몬느가 지난해 실시한 배당금 총액을 지분율 대로 나누면 2929억원 가운데 박 회장 일가가 1812억원을, 2대주주인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은 878억원을 가져갔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시몬느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다”라면서 “배당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뤄졌고, 손실은 주로 하반기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어 “내부 현금이 많아 2017년 말에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후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것을 배당 실시 전까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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