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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이스타항공, 가족기업과의 수상한 채무관계
‘만성적자’ 이스타항공, 가족기업과의 수상한 채무관계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7.1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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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수년간 만성적자 ‘허덕’...대여금 회수 안할 여력 되나
- 차주인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페이퍼컴퍼니(?)
이스타항공 본사 전경./출처=전완수 기자
이스타항공 본사 전경./출처=전완수 기자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LCC의 여객운송 분담율이 상승하면서 맞은 항공산업의 호황기에 쉽게 올라타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반면, 누적된 결손금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재무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받고 있는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에 거액의 자금을 빌려주고도 수년간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자녀 2인이 주요주주로 구성돼 있는 이른바 ‘가족 기업’이다.

만성적자 이스타항공, 거액 빌려주고도 회수 안하는 여력 되나

금융감독원에 이스타항공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6년 지배기업이자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에 11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년이 지난 2018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도 11억원이라는 대여금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의 좋지 못한 재무상황에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에도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누적 결손금은 해결하지 못하면서 재무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재무불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말 자본잠식률은 48%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3년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04억원에 달하고 자본잠식률이 317%에 달했던 것을 꾸준히 줄여나간 결과다.

지난해 말에는 국토부의 재무구조 개선 명령 기준에 해당하는 자본잠식률 50% 이내로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스타항공은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서서히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이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그 속도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여전히 266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에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484%를 기록했다. 단기차입금에 대한 상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도 59% 수준에 불과했다.

차입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했다. 2017년에는 188억원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을 모두 장기차입금으로 전환했다.

차입금을 이스타인베스트먼트에서 이스타인터내셔널로 전환하면서 이자율도 4.6%에서 4.3%로 낮췄다. 지난해에는 100억원 가량의 장기차입금마저 모두 상환하면서 차입금을 모두 없애기도 했다.

하지만 유독 이스타홀딩스에 대한 채권은 ‘대여금’이라는 명목 하에 수년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스타홀딩스의 실체에 대해 그동안 관련업계는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출처=이상직 이사장 페이스북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출처=이상직 이사장 페이스북

차주인 이스타홀딩스는 페이퍼컴퍼니(?)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지분 3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스타홀딩스는 2017년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이라는 감사의견 받았다. 이에 대한 근거로 외부감사인은 보고기간의 재무상태를 이해하기 위한 주요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부연하면, 충분히 기업의 상태를 알 수 있도록 재무자료를 넘겨주어야 하는데 이스타홀딩스는 이를 거부한 것이다. 외부감사인 조차도 이스타홀딩스의 장부를 볼 수 없었다.

이스타항공의 초창기 최대주주는 (주)새만금관광개발이다. 새만금관광개발은 KIC그룹의 한 계열사다. KIC의 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재직중인 이상직 전 회장이었다.

이상직 전 KIC 그룹회장의 장남이 이원준 씨이며 그의 누나가 이수지 씨다. 이들은 이스타홀딩스의 단 2명 뿐인 유일한 주주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원준 씨가 4000주로 전체 지분의 66.7%, 이수지 씨가 2000주를 보유해 나머지 33.7%를 보유 중으로, 초창기 최대주주 회장의 자녀들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로 남아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스타홀딩스가 2017년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스타홀딩스의 회사 위치는 서울 강서구 모처에 위치한 실평수 10평 남짓의 작은 오피스텔이라는 점이다.

2018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의 매출은 전무하다. 보증금과 지급임차료는 각각 500만원, 720만원으로, 이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60만원짜리 오피스텔에 어울리는 수치다. 여기에 비품은 180만원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이스타항공이라는 거대기업의 지배기업인 이스타홀딩스는 재무제표에 ‘급여’라는 계정과목이 아예 없다. 이는 직원이 한명도 없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스타홀딩스는 페이퍼컴퍼니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비추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이스타홀딩스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짙다”면서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이스타항공이 가족 회사나 다름없는 이스타홀딩스에 거액을 빌려주고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관계당국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이스타홀딩스 본사 사무실에 방문했으나 아무런 인기척을 느낄수 없었다./출처=전완수 기자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이스타홀딩스 본사 사무실에 방문했으나 아무런 인기척을 느낄수 없었다./출처=전완수 기자

한편, 이스타홀딩스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위기에 놓인 ‘코디’에 이스타항공 주식 40만주를 반환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해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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