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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술에 점령당한 전라남도 바다
일본 기술에 점령당한 전라남도 바다
  • 전수용 기자
  • 승인 2019.08.08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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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전수용 기자] 큰 파도로 인한 해안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인 소파(消波) 블록 등 일부 방파제 시설물이 일본 기술로만 채워지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매체는 7일 전남도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현재 소파 블록 제작과 관련해 일본 특허를 사용하고 있는 항만공사 현장은 신안 가거도항, 완도 청산도항, 완도해경 부두 등이라고 보도했다.

목포 해양항만청이 발주한 가거도항과 청산도항에는 대형 파도 피해 방지 시설인 ‘씨락’(Sealock)이 설치되고 있다. 청산항에 들어가는 시락만 8000개 정도다.

또한 전남도에서 발주한 완도해경 부두에는 소파 블록의 하나인 이글로(Egloo block)가 들어간다. 이미 준공된 목포해경 부두에도 소파블록 와록이 설치됐다.

이들 항만공사의 소파 블록 제작에 사용된 특허는 모두 일본 기술이다. 이에 항만 공사를 할 때마다 특허료를 내야 하는 실정이다. 가거도항은 특허료로 1억5000만원, 청산도항은 5700만원이 지급됐다.

특히, ‘씨락’의 경우 그동안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일본과 공동으로 출원된 특허이며, 이에 대한 로열티(기술료)도 일본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울러 우리 해안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 제조기술을 일본 특허가 점령하고 있는 모양새여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기술이 있는데도 설계회사나 발주처의 무관심 등으로 많은 항만공사 현장에서 일본 기술만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4~5개 항만건설 업체 대부분은 일본 회사와 공동으로 소파 블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이 업체들이 국내 기술을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실 한 관계자는 "우리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에 우선권을 줘야 우리 기업과 기술이 향상할 수 있다"면서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심각하게 다뤄볼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전남도는 항만 공사 적용 기술의 경우 현장 상황에 맞게 실시설계나 용역 과정에서 선택된다는 입장이다.

전남도 측은 실시설계와 용역 절차를 거치면서 현장이 어떤지 등을 잘 파악해 관련 특허 기술을 적용한다면서 일본 기술을 염두에 두고 선정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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