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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 ‘상법’ 어겨가며 대표이사 공석으로 두는 이유
에어로케이, ‘상법’ 어겨가며 대표이사 공석으로 두는 이유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8.28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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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에어로케이
출처=에어로케이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저가항공사 에어로케이가 대표이사 공석 2개월째를 맞이하면서 ‘상승의 날개’를 과연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어로케이는 올해 초 국토교통부로부터 신생 항공면허를 발급받아 9월 항공 운항증명(AOC) 신청 및 내년 2월 초도기 도입 후 3월 첫 취항을 예정했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2개월째 공석이 되면서 이 모든 사업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생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사업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그동안 에어로케이를 이끌었던 인물이 대표이사로 임명돼서 빠른 사업 진행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인 FI(재무적 투자자)와 현 대표이사 간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오히려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표이사 공석, 손 놓고 있는 대주주

28일 에어로케이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강병호 대표이사의 임기는 지난 5월 28일 부로 만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법인의 경우 대표이사 또는 이사 및 감사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거나 재신임해 다시 등기해야한다. 만약 이를 어기게 된다면 과태료 등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에어로케이의 경우 이 같은 절차를 거친 흔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한 어떤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항공전문 기업이라는 특성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AIK(에어인베스트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IK는 에어로케이의 지주회사 격으로, AIK는 이민주 회장을 필두로 한 에이티넘파트너스가 38.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부방(9%), 강병호 대표(8.7%) 등이 주요주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최대주주가 최근 들어 대표이사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표이사 공석이 2개월째 이뤄지고 있다.

최대주주 측인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과 지주사 AIK(에어 이노베이션 코리아) 이장규 회장은 올해 상반기 국토부에 대표이사 교체 관련 문의를 했다가 국토부의 ‘반대’ 입장을 듣고 전면 철회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초 에어부산 경영본부장 출신 최판호 부사장이 경영진에 합류,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최 부사장을 내세워 대표이사로 변경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에어프레미아 면허변경 신청 결과에 따라

다만 대주주인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아직까지 대표이사를 교체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 면허변경 신청 결과를 살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 상황에서 대표이사를 변경한다면 그에 따른 반발 여론이 극심하기 때문에 에어프레미아의 면허변경 신청 결과를 살펴보고 대표이사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대표이사 교체의 정당성을 ‘에어프레미아의 면허변경’으로 두겠다는 전략이다.

저가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최근 대표이사 변경됐다면서 면허변경 신청을 했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오는 9월 초 그에 대한 결과가 나온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의 면허변경 신청 결과에 따라 대표이사 변경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져있다.

국토부가 에어프레미아의 면허변경 신청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에어로케이의 대표이사 변경도 가능해지게 된다.

이에 에어로케이는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주주인 에이티넘파트너스의 대표이사 변경 시도에 대해 2대 주주인 ‘부방’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 주주 중 한 명은 “대표이사를 최대 주주인 에이티넘파트너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고 한다면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발을 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가 항공업계에 잔뼈가 굵은 회사도 아닌 사모펀드 성격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른바 먹튀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에어로케이를 진정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대표이사 임명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개미투자자들의 생각이다.

경영권 분쟁, 벙어리 냉가슴 앓는 개미투자자들

에어로에키가 만약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게 된다면 사업계획 차질을 물론 비용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하반기 이후 운항증명을 신청하면 내년 3월 예정했던 첫 취항 계획이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게 된다면 그에 따라 실현 가능성은 낮아진다.

항공안전법 상 취항 전 90일(영업일 기준) 이전에 AOC를 신청해야 하는데 연말에 운항증명을 접수하면 첫 취항일과의 기준일을 맞추기 힘들다.

첫 취항이 지연되면 오는 2월 도입이 예정된 초도기는 격납고에서 허송세월을 보내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불필요한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회사 영업 활동도 중지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신생항공사가 이같은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표이사 공백은 상당히 크다. 이에 경영진 교체에 대해서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에어로케이 대표이사는 공석이지만 강병호 대표가 대표역할을 임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업의 계속성을 위해서라도 대표이사의 공석이 장기화돼서는 안되며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장수를 교체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뜨겁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투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장수를 교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항공업계의 특성상 첫 취항을 하기도 전에 경영진을 교체한다면 그에 따른 리스크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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