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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누적적자 4조 넘은 한국GM...총파업 이유는?
5년간 누적적자 4조 넘은 한국GM...총파업 이유는?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9.08 0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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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평공장 전경./출처=시사브리핑DB
한국GM 부평공장 전경./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느냐 마느냐 내홍을 겪었던 한국GM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총파업 수순으로 돌입하는 양상이다.

이는 이달 초 현대차 노조가 8년 만에 파업없이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적인 모습이어서 한국GM 노조 측 행보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6일 “회사 측이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협상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오는 9~11일 전 조합원 1만2000여명이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만일 전면 파업이 실제로 강행된다면 지난 2002년 한국GM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재까지는 지엽적인 부분 파업만 가끔 있었다.

한국GM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기본급의 5.65%) 인상, 성과급·격려금 1인당 약 165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 노조 요구안과 기본급 인상 액수는 같지만, 성과급(약 710만원)은 2배 더 요구한 것이다. 노조는 파업 기간 인천 부평 GM공장 서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출입구를 원천 봉쇄한다는 투쟁 지침도 함께 내놨다.

앞서 지난달 21~22일 방한한 줄리언 블리셋 미국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파업이 계속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해외로 물량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노사 갈등이 더욱 심화된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GM 노조가 상황에 맞지 않게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한 한국GM은 최근 5년간 누적 적자액(당기순손실 기준)이 4조4447억원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연간 판매 대수도 63만대에서 46만대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군산 공장이 폐쇄됐고, 8월엔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부도 위기를 겨우 넘긴 상황이다.

때문에 한국GM 사측은 재정이 어려워 노조의 요구를 도저히 맞춰줄 수 없다면서 임금 동결 외에는 회사가 제안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3000여명이 희망퇴직하고 임금을 동결한 덕분에 회사 수익성이 개선됐으니 올해는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4월 회사가 팀장급 이상 간부 직원에게만 평균 167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한국GM 사측은 “글로벌 GM의 결정에 따라 지급된 것이며, 간부 직원은 생산직과 임금 체계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계는 차량 수요가 감소하는 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임단협을 서둘러 마무리 짓는 분위기다.

현대차와 쌍용차 노사는 올해 무분규로 임금 협상을 이미 마무리 지었으며, 기아차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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