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가 조직을 축소하고, 직원들의 임금까지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상임감사가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해외시찰을 다닌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실 의원이 광물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자원외교 실패로 2015년 6905%라는 기록적인 부채비율을 나타냈고, 이후 완전 자본잠식상태로 지난해에도 6861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해 사실상 파산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광물공사 상임감사는 실태점검 및 현황파악이라는 이유로 많게는 일 년에 4번씩 해외시찰을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급증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상임감사의 해외출장 내역을 받아본 결과, 2015년 4회, 2016년 4회, 2017년 2회, 2018년과 2019년은 각 1회 해외시찰 다녔고, 출장비용으로 2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물공사의 대표적인 부실사업으로 손꼽히는 멕시코 볼레오 프로젝트는 상임감사들의 단골 방문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광물공사가 벌인 최대 해외자원 개발사업이자 첫 운영사업이었다.
광물공사가 해당 사업에 쏟아 부은 돈은 모두 1조5000억원 규모이지만, 수년째 정상운영이 안 되면서 광물공사의 해외자원 개발사업 중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10월 H 상임감사가 ‘멕시코 볼레오PJ 현황 점검’ 목적으로 다녀간 지 채 일 년도 지나지 않은 2016년 6월 새로 취임한 K 상임감사도 ‘볼레오 P/J 현황 점검’을 목적으로 또다시 현장시찰에 나섰다.
2018년 취임한 Y 상임감사도 볼레오를 찾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 3명의 상임감사가 볼레오 방문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5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출장을 다녀온 후 작성한 결과보고서도 고작 5~6페이지에 불과하고, 특히 K 상임감사의 보고서는 방문사진 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고작 직원 2명인 곳에 청렴교육을 하고, 감사의 업무와 상관없는 사업발굴위해 해외시찰을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H 상임감사는 2015년 5월 페루, 칠레 사무소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파견자 청렴교육 실시한다는 이유로 3879만원을 들여 해외시찰에 나섰으나, 당시 페루, 칠레 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각각 파견자 1명과 현지채용 직원 1명 단 두 명이 근무하는 사무소였다.
2017년 5월에는 K 상임감사도 3392만원을 들여 같은 이유로 칠레 사무소와 볼리비아 광산현장 방문을 위해 해외시찰에 나섰는데, 당시 칠레사무소 직원도 단 두 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K 상임감사가 방문한 볼리비아는 광물공사의 사무소도 관련 사업도 없는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감사업무와 무관한 광산 개발 가능성을 검토 위한 샘플채취를 위해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원식 의원은 “비상경영상황에서 조직을 축소하고, 직원들의 임금까지 반납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해외시찰을 아무런 거리낌 없는 다닌 사람들이 과연 상임감사로서 자격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감사업무와 무관한 해외출장에 대해 엄격하게 관리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