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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네 모녀의 안탁까운 선택,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해야
[논평] 네 모녀의 안탁까운 선택,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해야
  • 시사브리핑
  • 승인 2019.11.0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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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처=정은혜 의원실
출처=정은혜 의원실

서울시 성북동 주택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세 딸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네 모녀는 사망 후 한 달여 만에 건물공사 문제로 방문한 관계자의 신고로 발견되었다.

한 장짜리 유서에는 ‘힘들었다.’, ‘하늘나라로 간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탁깝게 했다.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 2019년 7월 봉천동 탈북자모자, 그리고 성북동 모녀들의 죽음까지 복지 사각지대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이웃들의 비극이 또다시 일어났다.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네 모녀가 기초수급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했을 정도로 극심한 경제적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긴급 복지지원’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가정의 생계에 위기가 닥쳤을 때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신청주의’기 때문에 네 모녀는 카드대금 체납과 은행 대출금 등 수천만원의 빛에 시달리며 살고 있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빈곤 퇴치’에 기여한 뒤플로·바네르지 부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가난이 개인의 무지와 게으름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했다.

그러나 스스로 가난을 증명해야 복지혜택의 서류심사 대상이나마 될 수 있는 냉혹한 현실에서, 네 모녀가 느꼈을 절망과 원망에 우리사회는 응답하지 못했다.

가난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 고통은 오롯이 개인이 책임져야하는 냉혹한 사회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송파 세 모녀를 잊고 봉천동 모자를 외로이 죽어가게 방치한 정치권이 이번에는 성북 네 모녀를 추모한다. 진정한 비극은 정치권이 잠깐 민생을 논하다 다시 정쟁으로 복귀하는 일이다.

이 문제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저 또한 국회에서 도움이 필요하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법안과 제도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 본 논평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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