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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칼럼>正南津으로 가는 길
<강원구 칼럼>正南津으로 가는 길
  • 홍덕숙
  • 승인 2010.06.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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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9년 10월 16일 장흥대학과 장흥신문사가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장흥군 문화관광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를 발표하면서 진(津)이란 나루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회진을 ‘정남진’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백광준 전 장흥군의회 의장이 2003년 12월 31일 일출(日出)의 명소 용산면 남포에 정남진으로 정하고, 2004년 2월 6일 ‘正南津’이란 비를 세웠다. 그 뒤 장흥군에서는 관산읍 신동리에 ‘正南津’이라 만들어 놓았다.

장흥군은 광주. 순천, 목포와 비슷한 거리에 있어 전남의 중심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순을 거쳐 장흥에 들어가면 인도, 중국, 한국의 3대 보림(寶林)의 하나인 보림사가 나온다.

장흥군은 문학의 고장이다. 조선조 열 세 분의 문사를 배출한 기양사(岐陽祠)가 있다. ‘글을 읽지 않으면 밥을 먹지 말라’는 고매한 선비정신이 깃든 곳으로 백광홍선생의 관서별곡은 정철선생의 관동별곡보다 25년이 앞선 기행가사로 관동별곡의 모태가 된다.

기양사 양편에 사자산과 억불산을 지나면 해산토굴이 나온다. 해산토굴은 작가 한승원선생이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곳으로 ‘한승원 문화학교’도 있으며, 바닷가로 조금 가면 한승원 문학산책로가 있다.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는 탐방 거리이다.

대덕읍에 있는 문학회관은 장흥 출신들 70여명의 문학가들이 나열되어 있다. 지식경제부로부터 문학특구를 지정 받을 만 하였다. 이곳의 중심인물들은 한승원, 이청준, 송기숙선생이다. 한승원선생은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유명하고, 이청준선생은 ‘서편제’로 유명하며, 송기숙선생은 ‘녹두장군’으로 유명하다.

장흥군은 동학혁명의 마지막 전투지로 유명하며, 관군과 동학군의 후손들이 아직도 살고 있는 곳이다. 회진면으로 들어가면 이청준선생의 생가가 나오며, 송기숙선생의 생가도 바로 관산읍에 있다.

이청준선생은 광주 친척집에 유학시절 어머니와 하루종일 바다에 나가 게를 잡아, 그걸 싸들고 6시간이나 걸리는 버스를 타고 친척집에 줄 것이 없어 그것을 주었는데, 게가 죽어버려 이튿날 그 소중한 게 보자기가 쓰레기통에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회진에서 마량 방면으로 가면 삭금이란 곳이 나온다.
시인 남장식선생의 ‘그리움’이란 시가 생각난다.
가만히 오는 비에 꽃잎은 젖어들고, 삭금길 가로등도 안개 속에 흐렸구나.
빈 가슴에 스민 얼굴 꽃잎인 양 수줍은데, 곁에 두고 그리운 정 어찌 달래 볼거나.

장흥에 유명한 성씨가 있는데, 장흥위씨와 장흥임씨이다. 장흥위씨의 사당인 ‘하산사(霞山祠)’를 볼 수 있고, 시조인 위경(魏鏡)은 중국 하남성 홍농(弘農)으로부터 들어 왔다. 장흥임씨들의 사당인 ‘정안사’는 시조인 임호(林灝)가 중국 절강성 소흥(紹興)으로부터 왔으며, 사당 안에 ‘소흥문’이 있고, 고려시대 공예태후까지 배출한 집안이다.

중국 절강성 해염(海鹽)은 김구선생이 윤봉길의사가 상해 홍구공원에서 폭탄을 던진 후 이곳에서 피난을 했던 재청별서(載靑別墅)가 있고, 아름다운 남북호가 있다. 장흥군과 비슷한 바닷가가 있어 장흥군과 자매결연을 맺게 하여 매년 교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흥현 외사국과 한중문화교류회 장흥지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교류하고 있다. 장흥현에는 바다와 같은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장흥군에는 호수 같은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중국에는 장흥이란 지명도 많이 있다. 상해(上海) 바로 옆에 ‘장흥도’라는 섬이 있고, 대련(大連) 역시 ‘장흥도’라는 섬이 있다. 절강성에는 장흥현(長興縣)이 있는데, 그곳은 차의 성인이라 부른 육우(陸羽)가 살았던 곳이다.

장흥 사람들은 ‘장흥’이라 부르지 않고 보통 ‘자흥’으로 부른다. 장흥현에도 장흥의 발음이 ‘창싱’이지만, ‘차싱’으로 발음하는 것을 보면 비슷하다. 장흥현의 산 모양이 장흥군과 비슷하며, 장흥군에 ‘떡차’가 있듯이 장흥현에도 ‘떡차’가 있다.

장흥군은 정남진이란 이름으로 더욱 유명하다. 7월이면 회진면 노력도항에서 제주 성산포항으로 쾌속선이 다니는데, 노력도항을 정남진항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는 것이 좋겠다. 정남진으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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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행정학박사.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ikbc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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