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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앞둔 농협 회장 선거, “검찰에게 물어봐~”
두달 앞둔 농협 회장 선거, “검찰에게 물어봐~”
  • 서재호 기자
  • 승인 2019.12.11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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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비방·흑색선전 난무
공명선거 다짐 속에서도 선거 위반 봇물
선거 위반 논란 후보의 재도전 눈살
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내년 1월 31일 예정된 가운데 차기 농협 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찰에 물어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그 이유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후보자 간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되면서 이번 회장 선거 이후에도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매번 농협 회장 선거 이후 검찰의 수사가 이뤄지고,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정례화’돼 왔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악습을 되풀이 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후보간 비방·흑색선전 난무...논란 후보 재등판

농협 회장 선거운동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후보자 간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또한 지난 농협 회장 선거 당시 논란이 됐던 후보자들이 재등판하는 등 혼탁선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1월 31일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를 치르기로 돼있다. 이에 오는 19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가능하고, 내년 1월 15일과 17일 이틀 동안 공식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고, 19일부터 30일까지 13일 동안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이뤄진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농협중앙회는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깨끗하고 공명하게 치르자”고 결의했다.

그런데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재경 전북농협 향후회 일동’ 명의로 괴문서가 배포됐다.

해당 괴문서는 살펴보면 유남영(정읍농협조합장)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강호동(율곡농협조합장) 후보자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았다.

강 후보자가 대출 관련 비리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가 예상돼 출마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매번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선거법 위반 논란은 증폭돼 왔다. 그리고 그것이 회장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지난 2011년 최원병 전 농협 회장 투표권을 지닌 대의원 조합에 ‘무이자 조합 지원 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고, 지난 2016년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도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하는 등 위탁선거법을 위반해 항소심에서 벌금 90만원이 확정되기도 했다.

최덕규 전 조합장(합천가야농협)은 지난 2016년 1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당시 김병원 후보자를 지원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9월 2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은 상황이다.

이성희 전 조합장(경기낙생농협)의 경우에는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 시절 감사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부실감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조합장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최원병 회장 아들 농협대학 입학 특례, 낙하산 인사, 금융사기, PF 대출 부실 등 사건을 덮었다는 주장이다.

내년 총선·농협 회장 선거는 검찰의 손에

이처럼 매번 농협 회장 선거는 검찰 수사로 회장의 당락이 결정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과 농협 회장 선거는 ‘검찰의 손에 달려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해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회장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매번 겪는 정례행사가 됐다.

이를 뿌리 뽑는 최적의 방안은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 회장 선거는 대의원이 선출하는 간선제이다.

전국 조합장 1천118명 중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93명이 참여하는 간선제 선거이기에 150표만 확보하면 당선이 유력하다.

따라서 농협 회장 후보자들은 150명을 확보하기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농협 회장 선거 직선제를 도입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내년 농협 회장 선거도 ‘간선제 폐단’이 반복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매번 선거가 다가오면 후보자들은 자신을 지지하는 대의원을 확보하기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회장에 당선됐다고 해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서 벗어나기 힘든 그런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간선제의 폐단이 사라지지 않는 한 농협 회장 선거는 검찰에 달려있다는 목소리가 매번 나올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농협 회장을 우리 손으로 뽑아야지 왜 대의원에게 맡기느냐. 그래갖고 과연 얼마나 공명선거를 할 수 있겠느냐. 이제 몇십년 뿌리 박힌 농협을 개혁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직선제다. 과거 전두환 정권에 맞서 직선제를 쟁취했듯이 농협의 고질적인 병폐에 맞서 직선제를 쟁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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