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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투자 논란 ‘라임자산운용’, 수익률 단기간에 급등한 이유는?
부실 투자 논란 ‘라임자산운용’, 수익률 단기간에 급등한 이유는?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0.01.06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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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부실 투자 논란 속에 일부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비상장 기업들의 사채를 사주는 대신 자신의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방법 등으로 단기간에 수익률을 급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라임의 3개 펀드(플루토-FI D-1호, 플루토-TF 1호, 테티스 2호)는 특정 비상장 기업의 사모사채 1000억원 규모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상장 기업들은 투자받은 돈으로 다시 라임 펀드의 부실 자산을 인수해 라임 펀드의 수익률을 좋게 보이도록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사모사채는 공개 모집 형식을 취하지 않고 특정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회사채를 의미한다.

라임 펀드가 보유했던 부실 자산은 상장폐지 등을 앞둔 코스닥 부실기업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었다. 펀드 내에 이런 부실 자산이 많으면 펀드 가치가 떨어져 수익률이 나빠진다.

하지만 라임과 업무적으로 연관 있는 비상장 기업들은 라임에 자신들의 사모사채를 팔아 조달한 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일종의 리베이트 형태로 라임의 부실 자산 매입에 썼고, 이로 인해 라임 펀드의 수익률이 유지된 것이다.

금감원은 이같은 방식으로 라임이 펀드 수익률을 좋게 꾸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연하면, 라임의 펀드수탁액이 지난 2015년 206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5조7000억원으로 300배 가까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이런 방식도 동원된 것으로 금감원은 의심하고 것이다.

라임이 펀드수익률 조작에 동원한 비상장 회사들은 라임과 업무적으로 관련 있는 부동산펀드 관련 시행사, 화장품 도매업체 등이었다.

라임은 지난 2018년 3월에 자신이 투자한 코스닥 게임업체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자 대형 증권사들을 통해 4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화장품 도매업체들에 넘겼다.

또 다른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업체의 전환사채 335억원 규모를 지난해 초 부동산 시행사에 넘기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해당 비상장사들도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라임으로부터 투자받고 투자금의 일부를 도로 라임의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것이란 게 지배적 의견이다.

그동안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특별해 보이지 않은 라임 펀드의 수익률이 단기간에 급등한 사실을 주목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1월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 등에 투자하도록 설정된 테티스2호의 경우 설정 후 수익률이 계속 올라 작년 6월쯤엔 40%에 육박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라임의 수익률 조작 행위를 사기죄로 보고 검찰에 고발·통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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